전직 특수요원들이 한 남자를 암살하기 위해 사거리 2km의 러시아제 소총을 밀반입한다. 검찰과 사법부가 그를 사로 잡으려 수백명의 인력을 투입하여 유례 없는 기소와 전례 없는 속도로 압박한다.언론과 방송은 그의 일거수 일투족을 마치 수배자처럼 감시한다.한때 같은 편이었던 동료들은 그를 배신하고 적과 함께 그를 쫓는다. 일반인으로 위장한 킬러에게 나이프로 목을 베여 사경을 해메다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군대를 동원한 한 국가의 대통령에게 사로잡혀 목숨을 잃을 뻔 했지만 시민들의 도움으로 간신히 내란을 막아낸다.영화 ‘존윅’이나 ‘미션임파서블’, ’007’의 주인공 이야기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난 3년간의 기록이다.그런 그가 21대 대선을 앞둔 지금 국민 과반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압승이 점쳐지고 있다.한 국가의 행정부, 사법부, 군사, 언론, 제반 정치권까지 모두 그를 싫어하며 “이재명만큼은 막아달라”고 외쳤지만 국민들의 선택은 왜 달랐을까? 그들이 끊임없이 외쳤지만, 절반의 국민들에게는 납득시키지 못했던 “이재명만 아니면 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이재명이 전과 4범이라서? 아니, 이건 이유가 될 수 없다.첫번째, 상업용도 도시계획을 무시하고 아파트를 지어올린 건설사와 시장에게 시민운동가로서 반대운동을 하다가, 동행한 KBS 피디가 검사를 사칭하자 함께 동행했다는 이유로 공범으로 몰렸다. 벌금냈다.두번째, 성남시에 종합병원들이 한꺼번에 폐업해 저소득층 의료공백이 발생하자, 시민들이 시의원들 없이도 시립병원을 설립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었지만 47초만에 시의회가 부결시켰고 분노한 20만명의 시민들이 회의장에 쳐들어가 항의했다. 시의원들을 시민들을 고발했고, 그 자리에 이재명도 있었다. 또 벌금냈다.세번째, 어느 시장의 비리를 보도한 기자가 명예훼손으로 고발당하자, 비리의 내막을 알고 있던 공무원도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망설였다. 한 시민운동가가 그를 계속 설득하다가 실패하고 술을 마셨다. 그런데 갑자기 그 공무원이 양심선언을 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마음이 바뀌기 전에 달려가야 했다. 음주단속에 결렸다. 다시 벌금냈다.네번째, 지방선거에 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산성역 지하 횡단통로에서 명함을 돌리다가 기소됐다. 선거법상 철도역 건물에서는 선거운동을 하면 안 된다. 이재명은 지하철 운영시간이 종료되서 입구가 셔터로 분리되었는데 어떻게 이 통로가 철도역 시설의 일부가 되느냐고 했지만 결국 벌금 50만원이 선고됐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들은 지하철 안에서까지 명함을 배포했는데도 경고에 그치거나 불문에 붙였지만 이재명은 전과자가 됐다.안중근, 윤봉길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르지 않고서야 이게 그가 정치를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대다수 국민들에게는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이재명이 대장동, 백현동, 대북송금 재판을 받고 있어서? 아니, 이것도 이유가 될 수 없다.대장동 50억 클럽은 대부분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 박근혜 정부의 관계자들이다. 이재명이 자신을 죽이려는 적의 ‘바보같은 밀정’이 아니고서야 대장동 이익의 70%를 시로 환수한 그가 대장동의 주범이라는 검찰의 주장은 국민들에게 통하지 않은 것 같다.백현동을 박근혜 정부 국토부 요청대로 2~3단계만 용도 상향을 하면 주택용지로만 개발되어 배드타운이 될 수 있으니 이왕 해줄거 산업단지가 들어올 수 있도록 4단계로 상향했고, 결국 토지의 40%를 R&D부지로 성남시가 환수해 당시 1천억원은 현재 수천억 가치가 된 성공한 시정이다. 그러면 왜 성남시가 참여하지 않고 포기해 민간업자에게 이익을 몰아줬나? 백현동 사업에 참여하려면 최소 1200억원의 자본금이 필요했지만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자본금은 57억 뿐이었다. 이게 검찰 주장대로 이재명의 배임이라면 앞으로 예산이 없어서 개발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모든 지자체장은 모두 배임이다. 대북송금은 이재명이 아니라 국민의힘 남경필 전 도지사의 ‘스마트팜 대북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이재명 개인 돈이 아닌 성남시의 공식적인 예산이 투입된 건이다. 그리고 제3자 뇌물죄가 성립하려면 전례처럼 박근혜-최순실과 같은 경제 공동체가 되어야 하는데 검찰 주장대로 김정은과 이재명이 경제 공동체라면.. 이건 정말 식스센스급 반전이다. 미국의 한 검사가 트럼프와 시진핑이 사실은 경제 공동체였다고 주장했다면 그는 어떤 평가를 받았을까? “이화영의 진술과 이화영에게 전해들었다는 김성태의 진술”이 아닌 진짜 ‘물증’이 있어도 믿기 쉽지 않겠다. 이익은 모두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받은 것 같은데 재판은 모두 이재명이 받고 있다. 뭔가 이상하다. 이것도 그가 정치를 하면 안 되는 이유로 보기에는 납득되지 않는다.“그래도 이재명은 좀…” 이재명이 ‘그냥’ 싫어서? 이게 바로 ‘악마화’다.자신의 어머니에게 폭행과 폭언을 한 형수에게 쌍욕을 해서 싫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부모에 대한 효심이 없는 사람이다.대통령의 ‘외유성 해외순방’, ‘대기업 지원’ 예산을 줄줄이 삭감해 국정을 마비시켜서 싫은가? 중소기업, 자영업, 농민, 민생지원 예산을 줄줄이 삭감시키고 관련 정책에 모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윤석열과 여당이다. 초졸 검정고시 출신 변호사라 학연, 지연, 인맥이 없어서 싫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최소 대한민국 1% 부자이자 기득권일 가능성이 크다. 공약 이행률 96%로 전국 1등에 3년 연속 최고등급을 받아서? 일 잘 하네.뚜렷한 이유 없이 사람을 싫어하고 따돌리는 모습을 흔히 초등학생들처럼 미성숙한 시기에 간혹 접할 수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법률 상 투표권을 가진 사람 중 초등학생은 없다.이재명에게 묻고 싶다. 국민 절반을 제외한 모두가 당신을 이유없이 미워하고 증오해서 괴롭히고 죽이려 하는데 왜 굳이 계속 정치를 하려 하는가? 누구라도 이 상황이면 도망가고 싶은 것이 정상이다. 이 질문에 대한 이재명의 답은 알고 있다. 이재명의 시대정신은, 가장 `보통의 삶`을 바라는 국민들이 불어넣은 것이다. 김대중은 시대정신을 깨닫고 계몽했다.노무현은 시대정신보다 더 빨리 왔다.문재인은 시대정신을 너무 믿었다.이재명은 시대정신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는 이제 시대정신의 숙주가 되어버려 달아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제19대 대선의 경선 이전에 ‘나라에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며 같은 당이든 다른 당이든 싸우고 봤던 이재명과,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그 무언가를 알아차린 지금의 이재명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다. 지난 3년간 대체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기에 이렇게 됐나?김대중이 겪었던 납치 암살 미수 사건을, 수차례 피습과 내란 사태 속에서.노무현이 겪었던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라는 언론과 정치권의 근거 없는 ‘악마화’를, 수박 사태와 경선과 토론 속에서.박근혜 탄핵 이후 국정 운영이라는 급작스런 격무로 치아가 12개나 빠질만큼의 과로를 해야 했던 문재인의 길을, 이제 또 윤석열 탄핵 이후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걸어갈 길 위에서.이재명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그에게 거는 시대정신은 단 하나, ‘정상적인 국가’다. `각자도생`의 야생상태가 아닌, 국민을 보호하고 책임질 수 있는 정상적인 국가.법이 더 이상 강자를 대변하지 않고, 법률 상 문자 그대로 이행되는 정상적인 국가.사대주의적 매국노와 부역자가 80년째 득세하지 않는 정상적인 국가.그리고 더이상 역사적 위기상태에서만 잠시 깨어나는 것이 아닌, 항구적인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정상적인 국가.국민들도 정치보복을 원치 않는다. 헌법의 민주주의와 법률이 있는 그대로 이뤄지는 ‘정상적인 정치’를 원할 뿐이다.이재명의 시대정신은 ‘가장 보통의 삶’을 바라는 국민들이 불어넣은 것이다.     ※ 칼럼니스트 : 안두환 (레저넌스 컨설팅 대표)- 중소기업과 기술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BM수립, 투자유치, 디지털전환 등의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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