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 장군 가문의 세거지(世居地)가 포항 기계(杞溪)였다는 이른바 ‘기계 세거설’을 다양한 역사적 자료를 통해 조명하는 학술포럼이 포항에서 열렸다.‘김유신 장군 세거지, 왜~기계인가?’를 주제로 한 학술포럼이 지난 11일 오후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시민과 기계면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포항문화원(포항문화연구소)이 주관한 이날 포럼에는 김희수 경북도의회 의장, 박재관 포항시 자치행정국장, 김상백 경북도의원을 비롯한 시·도의원과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해 김유신 장군과 기계지역의 역사적 연관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이날 발표자들은 「강한집-김유신 신도비명」, 「각간선생 실기」, 「흥무왕실기」 등 고문헌과 「영일읍지」, 「일월향지」, 「영일군사」 등 향토지를 비롯해 금석문과 지역에서 전해지는 구전자료 등을 토대로 김유신 가문의 기계 세거설에 대한 다양한 역사적 논거를 제시했다.
포럼은 김유신의 역사적 위상을 살펴보는 데서 출발해 김유신 가문과 기계의 관계, 지역사회에 전해지는 장소의 기억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1부( ‘김유신을 다시 보다’)와 2부(‘김유신의 역사적 위상과 기계의 기억’)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1부는 주보돈 경북대 인문대학 명예교수(한국 고대사 전공)가 발제를 맡아 ‘김유신의 정치지향’이란 주제로 특강을 했다.
2부는 △ ‘김유신 가문의 기계 세거설과 지역사회의 장소 기억’(이상준 포항문화원 부원장) △ ‘김유신가문의 사당(祠堂) 입지 배경과 기계 거주에 관한 연구’(박상구 경상북도 자연유산위원) △ ‘김유신가문의 기계 세거설 고찰’(권용호 포항문화연구소 부소장)로 강연이 이어졌다.이어 권용호 포항문화연구소 부소장이 ‘김유신가문의 기계 세거설 고찰’을 주제로 관련 문헌과 자료를 분석하며 기계 세거설의 역사적 의미를 짚었다.3부 종합토론에서는 김윤규 한동대학교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김삼일 전 대경대학교 석좌교수, 김석종 전 대구과학대학교 총장, 김후환 포항시의원, 이성수 포항시 관광산업과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발표자와 패널, 참석 시민들은 김유신 가문의 기계 세거설과 역사적 근거, 향후 지역 문화자원으로서의 활용 가능성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왕지정·용산 등 김유신 관련 이야기 지금도 전해져”학술적인 문헌과 자료뿐 아니라 기계지역 주민들에게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김유신 관련 구전도 이날 포럼에서 소개됐다.
기계면 화대리 이장 김규복씨는 “어릴 때부터 화대리에 김유신 장군을 비롯한 김해 김씨들이 많이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지금도 임금이 물을 마셨다고 전해지는 ‘왕지정’이라는 우물과 마을 앞산인 용산(사산)에서 김유신 장군과 화랑들이 수련했다는 이야기 등 김유신과 관련된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시는 김유신 장군과 기계의 역사적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24년 경북문화재단 문화유산원에 의뢰해 ‘김유신 본가 학술 조사 용역-흥무왕 김유신 장군 세거지 학술 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당시 조사에서는 ‘기계’ 역시 ‘경주’와 함께 김유신 장군의 본가 또는 세거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됐다.다만 경주와 기계 모두 각각의 근거를 가지고 있어 특정 지역 한 곳을 세거지로 단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됐다. 이에 김유신 세거지를 특정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현재까지 확인된 자료를 토대로 역사문화적 활용방안을 구축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겼다.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기계면민과 포항 가락종친회(김해 김씨)를 중심으로 ‘김유신 장군 기계 세거지 복원사업 추진위원회’가 조직됐다. 기계문화의집 운영위원회도 지난해 8월 ‘김유신 장군 기계 세거지의 역사적 의의와 그 활용방안’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관련 논의를 이어왔다.포항시도 김유신 장군과 기계의 역사적 연관성을 지역 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올해 ‘흥무대왕 김유신 장군 기계 세거 기념비’를 제작해 북구 기계면 새마을운동발상지운동장에 세우는 한편, 테마파크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 용역을 의뢰하는 등 관련 복원사업을 구체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김호근 공동추진위원장(전 포항 가락종친회장)은 “이번 학술포럼이 김유신 장군의 기계 세거설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역사적 논거를 국사학계와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 관광산업과 연계한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비롯해 세거지 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