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이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의 대안을 농촌마을에서 찾기 위해 포항시 봉좌마을을 방문하였다. 본 사업의 주관과 총괄기획을 맡은 정용교 지도교수는 평소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을 비롯한 농촌의 위기를 다른 곳이 아닌 농촌 마을에서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정 교수는 “마을이라는 것은 단순히 물리적인 집합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공동체’ 즉, 일종의 커뮤니티로서 공통의 관심과 의식, 가치, 정체성을 가지거나, 환경을 공유하는 사회 집단을 의미한다. 전통적으로 ‘두레’나 ‘이웃사촌’ 등의 단어가 자연스레 연상되는 정서 이상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급속한 경제발전을 통해 물질은 풍요로워 졌지만 도시와 농촌의 격차도 그만큼 커지게 되면서, 이와 같은 전통적인 가치도 함께 퇴색돼가고 있는 현실이다. 자본주의의 발전은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를 더욱 촉진시켰고, 자본의 논리에 의해 사람들이 도시로 모여들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빈 공간이 농촌의 빈 집처럼 생겨난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이 빈 공간을 채우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에서 많은 정책과 지원사업 등을 통한 노력을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기치 아래 20년 이상 진행해 오고 있으나,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지난 2022년 11월, 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지방소멸 위험도가 높은 소멸 위기 지역은 총 59곳으로 조사됐다. 소멸위기지역 중 가장 위험성이 높은 ‘소멸위험지역’은 총 9곳으로 3.9%를 차지했을 정도”라고 말했다.정 교수는 또 “인구절벽과 지방소멸, 초고령사회 진입 등의 문제는 단순히 출산율을 증가시키거나,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정도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인구의 효율적인 분배도 필요하다.”고 밝히고 “ ‘인구의 효율적 분배’라는 것은 도시와 농촌 간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현재까지 우리의 노력은 국내에서 지역 간의 인구 유입, 유치에 앞 다퉈 경쟁하는 것으로 인식했지만, 국내로 국한하지 말자는 것이다. 바야흐로 한류의 시대, K-콘텐츠가 세계 문화를 선도하는 시기다. 이를 활용한 글로벌 빌리지(Global Village) 만들기가 전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현재 영남대학교 사회학과 대학원생은 50여 명으로 이 중 90%이상은 외국인 유학생. 중국, 베트남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우간다, 카메룬 등 아프리카 국적의 대학원생도 있다.정 교수는 “외국인 유학생이나 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교육을 받고, 노동을 하는 것이 모두 경제활동에 포함된다. 특히 대학원생의 경우 석사, 박사과정까지 최소 2~3년은 한국에 머무르게 되는데, 이들의 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지역에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국제적인 관광, 문화행사를 몇 일간 개최하는데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외국인 관광객 방문 수에 성패가 달려있는 것처럼 노력을 기울이면서, 정작 외국인 노동자들이 6개월 간 체류하는 것에는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어불성설이다. 국민들이 인식을 바꿔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봉좌마을을 찾은데 대해 “봉좌마을이 국가적인 차원에서 노력한 성공적인 마을 사례라고 들었는데, 실제 와서 보니 명불허전이다. 마을 주민들이 합심하여 마을기업도 만들고, 직접 운영에 참여하여 일자리 창출 및 소득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는 여건을 스스로 이룩해냈다. 또한 역사자원과 자연자원이 한데 어우러지고, 이를 활용한 콘텐츠도 방문객들을 유인하기에 충분하다. 이와 같은 마을과 지역 대학 등이 함께 외국인 유학생을 비롯한 노동자의 생활과 정착에 노력을 더 기울인다면, 포항시의 인구 50만 위기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이날 봉좌마을 세미나실에서는 김재종 봉좌마을 대표이사의 봉좌마을에 대한 소개와 함께 유욱재 포항시 농업기술센터 소장의 포항시 외국인 근로자 도입 정책에 대한 사례발표도 있었다.유욱재 소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내 농가에서 일을 하고 받은 급여의 적지 않은 부분이 브로커에게 수수료로 지급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는 브로커를 통하지 않고, 시청 공무원들이 직접 외국인 노동자와 농가를 매칭시켜 주는 사업인 ‘농업분야 외국인 계절근로자 운영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밝히고 “사업에 참여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임금을 온전히 보장받게 되면서, 국내 체류에 대한 만족도 증대는 물론이고, 농가의 만족도도 함께 상승되었다.”며 “이와 같은 사업이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2023년 상반기 70명 모집에 신청 외국인 수만 540명으로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포항시 관내 농촌지역에는 45세 이하 인구가 약 1.5%밖에 되지 않아 노동력 부족 등 농가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나아가 농어업인의 소득 및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지난 2022년 11월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바 있다.인구 50만 명의 기로에 서 있는 포항시를 비롯하여, 이른바 ‘인구절벽’,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책과 대안 강구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지자체와 지역대학, 그리고 농촌마을 등 현장 만남은 농촌 인구 위기 극복의 좋은 사례가 되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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