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등학교 학생 동아리인 포항고등학교 ‘라솔라(LaSolar)’가 오는 9월 6일 창립 70주년을 맞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다.라솔라는 1955년 9월 8일, 6·25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방정했던 포항고 1학년 9명이 뜻을 모아 결성한 동아리다. 이들은 당시 태양계 9개 행성을 상징 삼아 각자 행성 이름을 정했고, 이 전통은 70년 동안 꾸준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창립 멤버로는 허화평 전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현준, 박제영, 이낙필, 이용우, 박춘식, 신기복, 이태우, 허쟁 등이 있으며, 이들은 이후 매년 1학년 신입 회원 9명을 선발해 기수를 이어왔다. 현재까지 70기에 이르는 회원들이 배출되었고, 서울·포항·대구에 지회가 유지되는 가운데 재학생을 제외한 600여 명의 회원이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다.라솔라(LaSolar)라는 이름에는 특별한 사연도 담겨 있다. Solar는 프랑스어에서 남성 명사이므로 정관사 ‘le’를 붙여야 맞지만, 창립 당시 멤버들은 발음의 어감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여성 정관사 ‘la’를 붙였다. 이로써 듣기에도, 부르기에도 좋은 ‘LaSolar’라는 명칭이 만들어졌다.오는 6일 오후 4시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에서 열리는 이번 기념식에는 창립 1기 원로부터 포항고 재학생 70기까지 약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후배들을 위한 장학기금 2억 원 달성을 발표하고, 동아리의 미래 100년을 기약하는 비전을 공유한다.
또한 창립 70주년 기념 문집 《형산강은 흘러서 영일만에 깃들고/우리 청춘은 그 푸른 바다에 빛나고》가 출간되며, 21기 이대환 작가가 집필한 장편소설 《붉은 고래》가 1기 허화평 선배에게 헌정된다. 더불어 류성연 포항고 교장의 축사, 세계적 바리톤 우주호 성악가의 축가, 국가무형문화재 이수자인 박현주 선생의 가야금 병창 공연이 마련돼 축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킬 예정이다.
허화평 명예회장은 이번 기념행사를 앞두고 “포항고등학교가 존재하는 한 라솔라(LaSolar)의 전통은 이어질 것이며, 회원 누구도 이를 개인적 이익에 이용하지 않고 정치·사회적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덕분에 지금까지 지켜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한편, 한국기록원(KRI)은 라솔라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고교 동아리로 공식 인증할 수 있다고 밝히며 “세계 기네스북 등재 신청도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70년의 역사를 넘어선 라Solar는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새로운 세대를 품고, 100주년을 향한 발걸음을 힘차게 내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