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청하면 이가리항에서 사라져 가는 마을의 전통문화를 되살리고 주민들의 삶과 역사를 문화콘텐츠로 만드는 특별한 마을잔치가 열렸다.이가리항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 앵커조직은 지난 16일 이가리항 일원에서 지역 시·도의원과 마을주민 등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가리 마을잔치’를 개최했다.이번 행사는 이가리항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 기본계획의 해양수산부 최종 승인을 기념하고,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기록하는 ‘예술로 기획사업’의 1차년도 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특히 단순한 마을잔치를 넘어 지역예술인들과 주민들이 함께 사라져 가는 마을의 기억을 되살리고, 이를 새로운 문화관광 자원으로 발전시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지역예술인 6명과 마을 역사·문화 기록…국비 1억여 원 확보이가리항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단은 마을의 역사와 경관, 문화, 인물 등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기록하는 ‘이가리 마을아카이브 구축사업’을 핵심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지난 3년간 조사·발굴한 지역자원을 바탕으로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삶을 이야기 자산으로 만들고, 이를 폐교인 옛 이가초등학교에 조성할 마을박물관의 전시콘텐츠와 문화관광 프로그램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사업단은 무용·문학·미술·영화·사진·음악 등 6개 분야 지역예술인과 협력해 1년 6개월 일정의 아카이브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특히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로 기획사업’ 공모에서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정돼 2년간 총 1억320만 원의 국비를 추가 확보했다.이를 통해 기존 어촌신활력증진사업비와 별도로 참여예술인들의 활동비를 마련하면서 마을아카이브 구축사업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사라진 어제부터 다가올 미래까지”…마을의 삶이 예술작품으로이날 행사장에는 지난 6개월 동안 예술인들이 주민들과 함께 기록한 마을의 역사와 삶을 담은 다양한 작품이 전시됐다.바다와 함께 살아온 어민과 주민 6명의 이야기는 ‘사라질 오늘의 기록’이라는 주제로 대형 걸개그림에 담겼다.또 이가리의 역사와 생활상을 기록한 사진들은 ‘사라진 어제의 재현’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됐으며, 앞으로 마을 활성화의 거점으로 탈바꿈할 옛 이가초등학교의 모습은 ‘다가올 미래의 환대’라는 주제로 소개됐다.특히 이번 마을잔치에서는 한동안 중단됐던 마을의 전통문화인 ‘풍어제’를 재현해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이가리마을에서는 과거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가 해마다 열렸지만, 어민 감소와 행사비용 부담 등으로 중단된 상태였다.사업단과 참여예술인들은 주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 가는 풍어제의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이번 마을잔치를 풍어와 만선을 기원하는 행사로 꾸몄다.여기에 시낭송과 전통춤, 색소폰 연주, 음악공연 등 지역예술인들의 재능기부가 더해지면서 마을잔치의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행사에 참여한 주민들은 오랜만에 재현된 풍어제를 통해 마을의 옛 모습을 떠올리고, 자신들의 삶과 이야기가 예술작품으로 표현된 모습을 함께 감상하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어민들의 삶과 이야기가 마을의 경쟁력”…문화관광 자산화 추진
이번 행사는 어촌신활력증진사업 기본계획의 최종 승인을 축하하는 동시에 사라져 가는 마을의 기억과 전통문화를 새로운 문화관광 자산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특히 거센 파도와 맞서 살아온 어민들의 삶을 기록하고, 중단됐던 풍어제를 재현함으로써 주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마을공동체의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서명출 이가리 이장은 “그동안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풍어제를 열지 못해 상실감과 아쉬움이 컸는데, 사업단과 예술인들이 마을잔치에서 재현해 줘 감동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우리 마을의 역사와 이야기를 활용한 마을박물관을 조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행사를 총괄한 박희광 사업단장은 “바다를 지켜온 어민들의 이야기가 문화관광 콘텐츠로 만들어진다면 그 어떤 하드웨어보다 강력한 마을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이어 “예술로 기획사업을 통해 지역예술인들과 함께 마을의 전통문화인 풍어제를 재현해 주민들을 기쁘게 한 것처럼 앞으로도 마을의 경쟁력 있는 문화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이가리항권역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은 해양수산부의 기본계획 최종 승인과 포항시의 고시를 계기로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오는 2027년 말까지 이가리마을회관을 어촌스테이션으로 리모델링하고, 마을환경 정비와 노후 어민작업장 개선 등을 통해 마을경관과 주민 정주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아울러 지역 수산물과 관광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새로운 마을소득 창출을 지원해 주민들이 살기 좋은 활력 넘치는 어촌마을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