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포항스틸러스가 K리그 개막전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포항은 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2014 K리그 클래식 공식 개막전에서 후반 37분 김신욱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줘 0-1로 패했다.지난해 최종전에서는 포항이 울산을 상대로 김원일의 극적인 버저비터골로 K리그 사상 첫 더블 위업을 달성한 만큼 이날 경기에 이목에 쏠렸다.포항의 수성이냐, 울산의 설욕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김호곤 감독에서 조민국 감독으로 사령탑이 바뀐 울산은 김신욱, 하피냐 등 정예멤버로 포항에 맞섰다. 김신욱, 하피냐는 지난해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경고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해 포항 우승 세리머니를 씁쓸하게 지켜봐야 했다. 조 감독은 A대표팀에 차출됐다 하루 전날 귀국한 김신욱, 이 용, 김승규를 모두 베스트11에 포함시켰다. 이들은 그리스 원정의 피로를 씻을 틈도 없이 출전을 강행했다. 그만큼 포항전 승리가 절실했다. 김신욱은 결승골로 조민국 감독의 프로 데뷔전 승리를 선물했다.그러나 김신욱의 골 장면은 포항으로선 아쉬웠다. 중앙 수비수 김광석이 하피냐에게 밀려 넘어져 김선민에게 노마크 슈팅을 허용한 것. 골키퍼 신화용이 김선민 슈팅을 막아낸 것이 불운하게도 김신욱에게 연결됐고, 그의 오른발 슛이 골네트를 갈라 결승골이 됐다. 유선호 주심은 하피냐의 반칙을 인정하지 않았다.김신욱은 “강호 포항을 이겨 기쁘다. 경기를 어떻게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의 얼굴엔 장거리 원정의 피로감이 묻어났다.포항은 초반부터 울산의 거센 압박에 고전했다. 울산은 미드필더에서 강한 압박으로 포항의 패스 줄을 차단한 뒤 장신 김신욱의 머리와 하피냐의 빠른 발로 위협했다.전반 2분 코너킥 상황에서 울산 김성환의 헤딩슛이 골문을 통과하려는 순간, 커버 플레이에 들어간 이명주가 머리로 걷어내 포항은 위기를 넘겼다.포항은 전반 22분 박희철이 회심의 오른발 강슛이 수비수 몸 맞고 나가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6분 공격에 가담한 김광석의 왼발 슛도 울산 수비수 강민수의 육탄방어에 막혔다.후반 들어 포항은 김승대-조찬호-이명주의 패스워크가 살아나면서 찬스를 엮어갔다.후반 11분 김승대의 스루패스를 받아 조찬호가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김승규가 쳐냈다. 1분 뒤 조찬호가 찔러준 것을 고무열이 오른발로 감아찬 것이 김승규 손 맞고 굴절되며 골포스트를 때렸다. 1만6000여 관중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수차례 득점찬스를 살리지 못한 포항은 김신욱의 한방에 무너졌다. 포항 황선홍 감독은 “득점찬스를 살리지 못하면 위기가 온다. 흐름이 왔을 때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김신욱의 골 상황에 대해서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끝난 상황을 얘기하고 싶지 않다. 주심이 잘 판단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한편 포항은 경기 후 곧장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위해 태국으로 향했다. 포항은 오는 11일 오후 6시(현지시간) 태국 부리람과 ACL 원정경기를 갖는다. 지난달 25일 홈에서 열린 ACL 1차전에서 세레소 오사카와 1-1로 비긴 포항은 첫 승이 절실해졌다.ACL, K리그 클래식에서 1무1패로 부진한 출발을 보인 포항이 부리람을 제물로 상승기류를 탈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