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결과, 15% 관세율 합의로 일본 및 유럽연합과 동등한 수준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에서도 이재명 정부의 협상력을 인정하며, 국내 농축산업 보호에 의미를 부여했다.
조국혁신당 소속 김준형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농축산 분야의 추가 개방을 막았다는 점에서 선방한 결과”라고 평가하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감안한 협상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한미 무역 협상 결과에 대해 “15% 관세율로 합의가 된 점은 일본이나 EU와 동일한 수준”이라며 “적절한 수준의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국민의힘 내 의견 변화를 보여준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는 오래가지 않았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김정재 의원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은 우리 산업의 심각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도 “이재명 정부가 자화자찬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견지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내 일부 인사들은 협상 초반 “관세율 15%를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하루 만에 “13%도 돼야 했다”는 등 추가 요구로 입장을 바꾸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협상과 관련해 “한국과 일본의 2024년 기준 무역 적자 규모가 유사하다”며 미국 통계 기준으로 한국은 660억 달러 흑자, 일본은 685억 달러 흑자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보다 작은 규모인 총 3,500억 달러 투자 펀드를 조성했고,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 펀드 1,500억 달러를 제외하면 2,000억 달러로 일본 펀드의 36%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특히, 대통령실은 “미국과의 협의 과정에서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가 강했으나, 식량 안보와 국내 농업의 민감성을 고려해 쌀과 쇠고기 시장은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내 농업계와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이번 한미 무역 협상은 단순한 관세율 조정뿐 아니라 투자 펀드 조성과 농축산물 시장 개방 제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우리 산업과 농업 보호를 위한 균형점을 찾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일부 의견 변화와 추가 요구가 있었던 점은 향후 정치적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국내 산업계와 농축산 농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고, 한미 간 경제 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협상 결과가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