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 새내기 이광혁, 손준호가 태국 부리람 원정경기에서 값진 경험을 쌓았다.둘은 최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장거리 이동과 무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원정팀 무덤’으로 악명 높은 부리람 원정에서 포항이 2-1로 승리하는데 일조했다. 올해 입단한 신인들이지만 18명 원정경기 멤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 둘은 선배들의 경기장 안팎의 일거수일투족을 반짝이는 눈으로 지켜봤다. 소소한 뒤치다꺼리도 둘의 몫이었다.둘은 비록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지만 낯선 환경에 대한 적응과 해외 원정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면서 값진 경험을 얻었다. 개인의 능력보다는 하나의 팀으로 이뤄낸 성과를 공유하는 기회를 얻었다.포항은 빡빡한 일정 속에 지난 9일 새벽에 부리람 현지에 도착하는 강행군을 극복하고 원정에서 귀중한 첫 승을 신고했다. 장거리 원정에다 최대 1주일에 3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촘촘한 경기 일정으로 후반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이며 고전했지만 끝까지 잘 지켜 1점 차 승리를 낚아냈다. 부리람 홈팬들의 광적인 야유와 함성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잘 견뎠다. 황선홍 감독은 "이제 시작이다. 선수들이 이기고자하는 열망이 강했다. 김태수, 김광석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후배들을 잘 이끌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지난달 세레소 오사카전에서 데뷔한 이광혁과 지난해 대학 왕중왕전 MVP 손준호는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 황선홍 감독의 출전 명령을 기다렸다. 하지만 경기가 의도한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아 원정 출장기회는 돌아오지 않았다. 팀이 3-0으로 앞서가는 상황을 맞았더라면 출전도 가능했다. 황 감독도 점수 차가 안정적으로 벌어지면 신인들에게 기회를 줄 작정이었다. 그러나 2-0으로 앞서가다 1골을 내주며 2-1로 쫓기면서 신인들 출장기회는 다음으로 미루고 총력전을 펼쳐야 했다. 당초 배천석 대신 이광혁이 교체로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황 감독은 배천석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경험 면에서 배천석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배천석은 극히 이례적으로 12분 만에 불려나왔다. 원톱의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허둥대다 박희철과 교체 아웃되는 수모를 겪었다. 전체적인 선수 교체가 헝클어졌다. 손준호가 끼어들 틈이 없었다.배천석에겐 잔인한 결정이었지만 경기흐름을 위한 황 감독의 불가피한 결단이었다. 결국 포항은 부리람의 공세를 막아내고 원정팀 무덤인 부리람에서 첫 승을 올릴 수 있었다. 이광혁과 손준호는 “어떤 역할이 주어진다면 충실하게 수행하는 게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역할이 주어지기 전까지는 충분한 준비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이번 원정에서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