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쾌조의 3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으로 올라섰다.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2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지난해 K리그 챌린지 우승팀 상주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 2014’ 5라운드에서 6골이 터지는 난타전 끝에 4-2로 승리했다. 포항은 2패 뒤 3연승을 올리며 3승2패(승점 9)로 울산현대(4승1패), 전북현대(3승1무1패·승점 10)에 이어 3위로 도약했다. 지난해 K리그 챌린지 우승으로 K리그 클래식으로 승격한 ‘다크호스’ 상주는 4무 뒤 시즌 첫 패를 당했다. 포항은 3연승에다 고무열의 마수걸이 골, 손준호의 프로 데뷔골 등 두둑한 전리품을 챙겼다. 앞선 원정경기에서 주전들을 대거 빼고 `1강` 전북을 3-1로 꺾은 포항은 상주마저 잠재우고 안정적인 상승기류를 탔다. 베스트 멤버를 가동한 포항을 상대하기엔 상주는 힘이 부쳤다. 상주의 키 플레이어 이근호는 A대표팀 그리스전 부상 이후 첫 풀게임을 뛰었지만 이상호의 헤딩골을 도우며 1어시스트를 올리는데 만족해야 했다. 포항은 전반 12분 오랜만에 선제골을 뽑아내며 앞서갔다. 문창진~신광훈~고무열로 이어지는 매끄러운 득점 과정이 돋보였다.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문창진의 감각적인 패스, 오버래핑에 나선 신광훈의 정확한 크로스, 고무열의 깔끔한 헤딩 마무리까지 완벽한 호흡이었다. 3분 뒤 상주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포항의 완승 분위기였다. 선제골의 주인공 고무열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패스한 것이 상주 최철순의 발에 맞고 골문으로 굴러들어갔다. 상주 골키퍼 김민식이 역동작에 걸려 꼼짝 못했다. 하지만 상주는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 전반 42분 양준아가 골문 구석을 파고드는 인상적인 왼발 프리킥으로 1골을 따라붙더니 후반 21분 이상호의 헤딩골이 터지면서 2-2로 균형을 맞췄다. 상주의 기세는 신화용의 잇단 선방에 막히며 급격히 꺾였다. 신화용은 후반 15분 김동찬, 이상호의 위협적인 헤딩슛을 전매특허인 동물적인 순발력으로 막아냈다. 시즌 초반 자잘한 실수로 불안한 모습을 보인 신화용은 몇 차례 슈퍼 세이브로 존재감을 회복했다. 2-2로 팽팽하던 경기는 김승대의 시원한 골이 터지면서 포항 쪽으로 기울었다. 김승대는 후반 24분 이명주의 절묘한 로빙 패스를 머리로 떨궈 놓은 뒤 오른발로 골네트를 갈랐다. 전북전 이명주의 쐐기골을 다시 보는듯한 ‘데자뷔’였다. 포항은 후반 43분 ‘해병전사’ 김원일의 육탄방어로 리드를 지켰다. 김원일은 상대 슈팅을 몸으로 막아내더니, 어느 순간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이근호의 슈팅을 아슬아슬하게 걷어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45분 유창현을 마지막 교체카드로 선택했다.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골 감각이 물 오른 유창현의 다소 늦은 투입이었다. 3-2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도 벌고, 유창현에게 3경기 연속골 기회를 준다는 포석이었다. 그러나 추가골은 신인의 발에서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에 ‘루키’ 손준호의 쐐기골이 터졌다. 지난해 대학리그 MVP(최우수선수)를 거머쥔 준비된 신인 손준호는 영남대 선배 이명주의 패스를 받아 대각선 논스톱 슈팅으로 데뷔골의 기쁨을 맛봤다. 손준호는 신인답지 않은 여유와 발재간을 선보여 ‘제2의 이명주’로 기대를 모았다. 이명주는 김승대, 손준호의 골을 도우며 시즌 3, 4호 어시스트를 올려 ‘특급 도우미’로 변신했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은 “목표했던 승리를 얻었고 연승을 달릴 수 있어 기쁘다”면서도 “선제골 이후 집중력이 떨어져 실점한 부분은 아쉽다”고 했다. 황 감독은 “경기를 하다 보면 여러 상황을 맞게 되는데 좋지 않은 모습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김)광석, 원일이가 곧 안정적인 모습을 찾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3연승으로 K리그 클래식 초반 부진을 떨쳐낸 포항은 이번엔 AFC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의 분수령을 맞는다. 내달 2일 산둥루넝과의 ACL 조별리그 4차전을 원정경기로 치른다. 포항은 1승2무(승점 5)로 산둥에 골득실에 밀려 조 2위를 달리고 있다. 조 선두의 윤곽이 드러나는 중요한 일전이다. 황 감독은 “매우 중요한 경기다. 상대에 대한 분석은 이미 끝났다. 좋은 결과를 얻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