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잘 되려면 스스로 잘 하는 것은 기본이고 상대가 도와주면 한결 쉽다. 올 시즌 포항스틸러스가 그렇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상대 수비의 실책이 나와 흐름을 타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물론 잘해서 이기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명주의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 김승대의 멀티골 등 수치와 내용 모두 훌륭했다.`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 상대 수비의 실책을 틈탄 강수일의 선취골로 기선을 제압한 뒤 후반 김승대의 멀티골(2골)로 경남FC를 3-0으로 완파했다.승점 3을 추가한 포항은 4승1무2패(승점 13, 골득실 +5)로 2위로 도약해 선두 탈환을 눈앞에 뒀다. 포항은 울산현대(승점 13, 골득실 +6)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골득실에서 밀려 2위를 마크했다.포항은 이날 선두권인 울산(성남 0-1패), 전북현대(제주 0-2패), 전남드래곤즈(수원 0-1패)가 모두 패하고 유일하게 승리해 순위를 2계단 끌어올렸다.포항은 최근 5경기에서 4승1무의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홈 3경기에서 9득점을 몰아치는 용광로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7경기에서 모두 15골을 터뜨려 팀 득점 2위 울산(9골)보다 6골이나 많다.특히 포항은 AFC챔피언스리그를 포함해 올 시즌 11경기 만에 첫 무실점 경기를 펼쳐 더욱 고무적이었다. 이날 김원일을 대신해 출전한 배슬기는 김광석과 탄탄한 중앙수비를 이뤘다. 배슬기의 가세로 포백라인도 로테이션이 가능해졌다. 포항은 상대 실책에 편승해 쉽게 앞서갔다. 전반 38분 상대 골키퍼 김영광과 수비수가 공중 볼을 서로 처리하려다 볼을 떨어뜨렸고, 강수일이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속칭 ‘이삭줍기’였지만 강수일의 위치 선정이 좋았다는 얘기다. 강수일은 포항 유니폼을 입은 후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지난해 제주에서 뛰면서 27경기에서 1골을 뽑아내는데 그친 강수일은 포항에서 2경기 만에 골을 터뜨려 빠르게 팀에 녹아들었다.흐름을 가져온 포항은 후반 8분 이명주의 그림 같은 패스를 받아 김승대가 추가골을 터뜨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이명주가 중원에서 전방의 김승대가 골키퍼와 맞서도록 킬 패스를 내주자 김승대가 침착하게 오른발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김승대는 4골로 김신욱(울산, 5골)을 바짝 뒤쫓으며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이명주는 6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3골 5도움)를 올리며 K리그 최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울산과의 개막전에서 팀이 0-1로 패해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한 이명주는 이후 매 경기 차곡차곡 공격 포인트를 쌓고 있다. 공격 포인트 8개로 단연 1위. 이명주는 10분 뒤 김승대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한 것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는 찰나 경남 수비수 박주성이 걷어내는 바람에 1골을 놓쳤다. 경기마다 골과 어시스트를 어김없이 양산하고 있는 이명주는 브라질 월드컵 대표 발탁을 의심할 수 없는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포항은 후반 33분 김승대가 쐐기골을 뽑아내며 여유 있게 1승을 챙겼다. 역습상황에서 오른쪽을 돌파한 김승대가 페널티지역에서 패스하려다 오른발로 강하게 찬 공이 상대 수비수 발 맞고 방향이 꺾이며 골문으로 파고들었다. 김승대는 살짝 민망한 듯 세리머니도 생략했다.3-0으로 앞서자 황선홍 포항 감독은 이명주(유창현), 고무열(신영준)을 교체해 경기를 마무리했다.김승대는 후반 44분 골키퍼와 맞서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왼발 슈팅이 김영광에 잡혀 해트트릭은 실패했다. 해트트릭을 했더라면 김신욱과 득점 공동 1위에 오를 수 있었다.황선홍 감독은 경기 후 “실점 안 하는 게 우선 과제였는데, 김광석-배슬기가 잘해줬다. 앞으로 더 안정적인 수비를 구축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한편 상주상무는 후반 양준아가 퇴장당하고, 이 과정에서 박항서 감독도 심판 판정에 거칠게 항의했다는 이유로 퇴장당하는 위기에서 이근호의 결승골로 FC서울을 2-1로 꺾고 승격 후 첫 승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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