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는 ‘완산벌’에서 강했다. 포항은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와의 AFC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에서 후반 이재성에게 헤딩 선제골을 내줬으나 손준호의 동점골과 고무열의 역전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포항은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홈 2차전에서 대량 실점하지 않으면 8강에 오르게 된다. 물론 이기면 바로 8강행이다.포항-전북의 ACL 16강 2차전은 오는 1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다. 양 팀 공격은 포철공고(현 포철고) 11년 선후배이자 K리그 신인왕 출신인 이명주(포항)와 이동국(전북)이 이끌었다. 이명주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을 조율했고, `원톱` 이동국은 전방에서 크게 움직이며 포항 골문을 위협했다. K리그에서 9경기연속 공격포인트(4골 7도움)를 올리고 있는 이명주의 발끝은 전반부터 날카로웠지만 받아먹는 선수가 없었다. 빠른 발과 골 결정력을 갖춘 김승대의 부상 결장이 아쉬웠다.  이명주는 전반 30분 유창현의 패스를 받아 아크 부근까지 치고 들어가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 권순태 품에 안겼다. 30여m를 드리블한 뒤 옆을 봤지만 따라오는 동료가 없어 힘없는 슈팅으로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3분 뒤 이명주는 왼쪽의 고무열에게 정확하게 연결했지만 고무열의 슈팅 역시 밋밋하게 날아가 권순태에 막혔다.전반을 0-0으로 마친 양 팀은 후반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선제골은 전북의 몫이었다. 후반 8분 레오나르도의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딩한 것이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으로 굴러들어갔다.포항도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5분 뒤 포항의 동점골이 터졌다. 유창현의 크로스가 길었지만 손준호가 끝까지 살려내 페널티지역으로 끌고 간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손준호의 집중력이 돋보였다.기세가 오른 포항은 후반 18분 고무열이 왼쪽을 파고든 뒤 대각선으로 왼발 슈팅한 것이 골문 구석을 찔렀다. 사흘 전 K리그 클래식에서 성남FC에 당한 1-3 패배의 아픔을 씻어냈다.황선홍 감독은 2-1로 앞서자 문창진, 박선주, 황지수를 잇따라 투입하며 한 골차 승리를 지켜냈다.K리그 클래식 1위인 포항(승점 22)과 2위 전북(승점 20)의 대결인 만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됐다. 포항은 최근 전북을 만나면 이기는 좋은 기억을 이어갔다. 포항은 지난해 FA컵 결승에서 승부차기로 승리했고, 올해 3월 26일 K리그 클래식 첫 맞대결에서 전북을 3-1로 꺾었다.포항은 최근 4연승을 포함해 2012년 이후 7승1무2패로 전북에 압도적 우위를 지켰다.경기 시작 전 포항은 불안했다. 김승대, 김재성, 김대호 등 주전들의 줄 부상에다 강수일이 이적시기가 늦어 ACL 선수 등록을 하지 못해 최상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반면 전북은 지난 3월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패배 이후 ‘타도 포항’을 외쳤다. 전북 선수들은 “포항과 다시 만나면 반드시 이기겠다”고 승부욕을 불태웠다. 특히 이동국은 “포항의 더블은 더블이 아니다. ACL과 연계되지 않아 무게감이 떨어진다”며 포항의 성과를 깎아내리는 발언으로 신경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날 대결은 골 결정력에서 앞선 포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이날 경기에서 승리한 포항은 역대 기록상 ACL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4년 주기로 K리그 팀들이 맞대결을 펼친 해에 승리한 팀이 우승컵을 차지했다. 2006년 전북이 울산현대와의 준결승에서 승리 후 우승했다. 2010년 성남일화가 수원삼성을 8강에서 물리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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