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K리그 클래식의 진정한 ‘1강’임을 확인했다.포항은 1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AFC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전반 5분에 터진 김승대의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포항은 지난 6일 전주 원정 1차전 2-1 승리를 포함해 2전승으로 전북을 가볍게 제치고 8강에 올랐다.포항과 전북은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1, 2위에 올라 있어 이날 대결은 과거 K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연상케했다. 두 팀은 올 시즌 공통적으로 `트레블`(ACL, K리그 클래식, FA컵)을 목표로 출발했지만 이날 명암이 갈렸다. 전북이 포항에 패하면서 사실상 포항만이 `트레블`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울산현대는 ACL 16강에 오르지 못했고, FC서울은 K리그 클래식 하위권에 처져 있다.포항은 국내팀인 껄끄러운 전북을 따돌리고 8강에 진출해 2009년 우승 이후 5년 만에 도전하는 정상 탈환에 차근차근 전진하고 있다.포항은 전반 5분 중원에서 고무열이 찔러준 스루패스를 김승대가 받아 페널티지역으로 치고 들어간 뒤 오른발로 방향을 돌려놓는 감각적인 슈팅으로 전북 골네트를 갈랐다.김승대는 지난해 FA컵, 올 시즌 K리그 클래식 전북 원정에서 연속골을 넣으며 `전북 킬러`로 떠올랐다. 전북은 최보경이 전반 35분 이명주의 머리를 들이받는 폭력행위로 퇴장당해 경기와 매너에서 모두 졌다. 시즌 전 ‘1강’이라는 평가를 받은 전북은 포항 `스틸타카`에 맥없이 나가떨어졌다.1-0으로 앞선 포항은 후반 여유 있는 패스플레이를 펼치며 승리를 낚았다.후반 36분 포항 수문장 신화용은 이승기의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몸을 던져 막아내 팀 승리를 지켰다.경기 후 포항 황선홍 감독은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고맙다. 목표를 이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항은 지난 2010년 이후 4년 만에 ACL 8강에 진출했다. 황선홍 감독은 2012, 2013년 두 차례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황 감독은 포항 지휘봉을 잡아 FA컵, K리그 클래식 정상에 올랐지만 ACL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ACL 우승컵이 절실한 이유다. 황 감독은 “때를 기다리다 상황이 됐을 때 힘을 쏟고 싶었는데 올해 그 ‘때’가 온 것 같다”면서 “다음 상대가 정해지면 휴식기 동안 차분히 준비하겠다. 기대된다. 정상에 서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황 감독은 김승대가 전북에 강한 이유에 대해 “나도 공격수 출신이지만, 특정 팀과 인연을 맺으면 넣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 (김)승대가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전북 최강희 감독은 "10명으로 싸우는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줬다"면서 "결국 1차전 홈에서 패한 결과가 오늘 경기까지 부담으로 작용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최 감독은 "포항은 독특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에 ACL에서도 좋은 성적으로 K리그 자존심을 세워줬으면 한다"고 덕담을 했다.한편 포항의 8강 상대는 오는 28일(한국시간) 말레이시아 AFC 하우스에서 조추첨을 통해 가려진다. 8강전은 월드컵 휴식기를 마친 8월에 치러진다. 또한 K리그 클래식은 약 두 달간 월드컵 휴식기를 가진 뒤 오는 7월 재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