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의 공격형 미드필더 이명주(24)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 클럽으로 이적한다. 포항은 알 아인과 이명주의 이적에 합의했으며 구체적인 계약조건에 대해서는 상호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이명주는 메디컬 체크와 조율이 필요한 세부계약 사항을 협의하기 위해 조만간 UAE로 출국할 예정이다. 포항은 현재 AFC챔피언스리그(ACL) 8강, K리그 클래식 1위, FA컵 16강 진출 등 3개 대회의 우승을 노리고 있는 시점에서 팀 전력의 핵심인 이명주의 해외이적이란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포항은 이명주가 능력을 인정받아 알 아인으로부터 합당한 대우 조건을 제시받았고 선수 본인의 해외진출 의지가 강한 점, 군입대 시기를 감안할 때 이번이 해외이적의 최적기라는 점 등을 고려해 심사숙고 끝에 해외진출의 길을 열어주기로 했다. 또한 선수가 좋은 조건의 해외진출 제안을 받은 상황에서, 구단의 반대로 해외진출이 불발될시 선수의 사기 및 동기부여 저하 및 경기력 하락 등이 우려된다는 점도 감안했다.구체적 계약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포항으로선 이명주의 가치에 합당한 거액의 이적료 제의를 거부할 만큼 구단 재정이 여유가 없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황선홍 감독도 처음에는 강하게 반대했지만 선수 본인의 의지가 강하고, 구단의 재정 확충 기회를 차단할 수도 없어 어렵게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홍명보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한 이명주가 브라질월드컵 최종 엔트리 탈락의 아픔을 해외 이적이란 승부수로 돌파하겠다는 강한 열망을 보여 중동 이적이 성사됐다. 실제 홍명보호의 국내파가 골키퍼 3명을 포함해 6명에 불과하고, 해외파를 중용하는 분위기에서 계속 국내 무대에만 맴돌기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이명주는 “처음엔 시즌 중 해외진출에 반대도 있었지만 저를 위해 해외진출의 기회를 열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며 “축구선수로서 미래와 한계에 새롭게 도전하고, 지금보다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도록 어디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명주가 최종 계약이 마무리될 경우 포항유소년클럽을 통해 프로에 올라와 오직 경기력으로 가치를 인정받는 선수로 성장해 해외에 진출하게 된다. 포항의 유소년클럽 선수들에게 성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장학재단을 설립해 포항유소년클럽에 보답하고 후배선수들의 성장을 통한 한국축구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2012년 포항에 입단한 이명주는 넓은 시야와 엄청난 활동량, 골 결정력까지 겸비한 전천후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면서 3시즌 동안 80경기에 출장, 17득점 19도움을 기록했다. 입단 첫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한편 알 아인 클럽은 1968년 창단한 이래 UAE 리그 최다인 11회 우승기록과 리그 3년 연속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아랍에미리트를 대표하는 축구클럽이다. 지난 2003년 ACL 우승과 2005년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대회 경쟁력도 겸비한 클럽으로 평가 받고 있으며 세계적인 스트라이커 아사모아 기안이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