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2경기 연속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하며 전반기 한껏 달아올랐던 득점포가 싸늘히 식었다. 포항은 9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에서 FC서울과 0-0으로 비겼다. 9월초까지 K리그 클래식, FA컵, AFC챔피언스리그 등 서울과의 5차례 맞대결의 서막을 올리는 경기에서 양팀은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지난 주말 제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무득점 빈공에 시달린 포항은 8승3무3패(승점 27)로 선두를 지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2위 전북현대(승점 25)가 제주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겨 승점차가 그대로 유지됐다. K리그 클래식 중원을 지배하던 이명주(이적), 손준호(경고누적 출전정지)가 빠진 포항 허리는 날카로운 맛이 없었다. 중앙 돌파와 롱 패스를 적절히 섞어 상대 수비를 교란하는 세밀한 장면이 사라졌다. K리그 득점 선두인 ‘골잡이’ 김승대가 결장한 손준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선에서 공격지원에 나섰지만 공격과 볼 배급 모두 문제를 보였다. 김승대의 중원에서의 움직임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양’ 어색했다. 전반부터 5백(수비수 5명)라인을 가동한 서울 수비진을 무너뜨리기엔 포항 공격이 너무 무디었다. 서울은 포항 원정 4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비를 두텁게 했다. 연패 사슬을 끊어내는데 주력하는 수비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게다가 신예 이광혁, 문창진의 중앙 공격수들도 과감하게 중앙 돌파를 시도하지 않고 외곽을 빙빙 돌았다. 둘 다 피지컬이 약한 반면 서울 수비는 체격이 좋은 김진규, 오스마르가 버텨 어쩔 수 없어 보였다. 또한 좌우 미드필더인 박선주, 강수일의 돌파도 서울 측면을 허물 만큼 예리하지 못했다. ‘오버래핑의 명수’ 신광훈이 누적경고 3회로 결장해 측면 돌파에 강력함이 부족했다. 포항이 브라질 월드컵 브레이크 이후 가진 첫 홈경기에서 심각하지 않지만 김광석-김원일이 맡은 중앙 수비를 제외한 전 포지션에서 약간씩 부족함을 드러냈다. 포항은 후반 12분 김승대가 허리에서 상대 볼을 끊은 뒤 질풍 같은 드리블에 이어 오른발 슈팅한 것이 골문을 벗어났다. 비록 득점에 실패하긴 했으나 오랜만에 김승대다운 플레이가 나왔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3분 문창진을 빼고 김재성을 투입하면서 포지션 변화를 줬다. 김재성이 허리를 맡고 김승대가 원 포지션인 공격수로 전진 배치됐다. 공격수간 긴밀한 패스워크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후반 21분 김승대가 아크 정면에서 슈팅한 것이 수비수 맞고 나오자 김재성이 재차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골키퍼 유상훈의 품에 안겼다. 황 감독은 후반 중반 이후 신영준, 유창현 등 공격자원들을 잇따라 투입하며 한 골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포항은 후반 인저리타임 때 신영준의 결정적인 오른발 터닝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골대 불운`에 땅을 쳐야 했다. 포항은 홈 6연승과 최근 홈 4경기 연속 3득점의 상승세가 동시에 제동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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