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포항제철소 1고로가 화입(火入) 후 최장 조업일을 기록하며 국내 최장수 고로로 우뚝 섰다.포항제철소 1고로(高爐)는 대한민국 최초로 쇳물을 생산해 ‘민족 고로’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지난 1973년 6월 8일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사명감’으로 1대기 조업을 시작해 두 번의 개수(改修)를 거쳐 현재 3대기 조업을 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1고로가 생산한 쇳물 총량은 4700만 톤으로 타이타닉호 크기 선박을 1000척 이상 만들 수 있는 양이다.1993년 2월 3대기 화입 후 지금까지 끊임없이 조업하고 있는 1고로는 현재 휴지(休止) 중인 주물선 고로가 보유한 최장수 고로 기록 7804일을 깨고 7826 일째(7월 31일 기준) 쇳물을 만들어내고 있다.고로는 통상 고열·고압의 환경에 있기 때문에 내화물 마모 등 설비 열화로 15년 이상 수명을 유지하기 힘들다. 이러한 조건에서도 포항제철소 1고로는 3대기 조업 시작 후 21년 넘는 현재까지 안정적인 조업을 유지하며 불혹의 나이를 넘긴 국내 최장수 고로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1고로의 건강 유지 비결은 포스코 고유의 탄탄한 제선기술 개발과 철저한 설비관리 덕분이며, 장입 최적화·노체(爐體) 열부하 관리 등 포스코만의 특화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시너지를 높였다.또한 노체 철피 온도나 열복사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강화해 설비를 첨단화·강건화하는 등 최근 1년간 1고로가 돌발 휴풍(休風) 없이 묵묵하게 쇳물을 생산해온 데에는 직원들의 값진 노력이 숨어있다.7월 29일 열린 최장수 고로 기념식에서 포항제철소 문성기(47)씨는 “1고로의 조업 최장수 기록은 다양한 보수기술 개발은 물론 지속적인 혁신활동과 기본의 실천을 강조하는 B2B(Back to the Basic) 활동, 전후 공정 간 열린 소통, 노체설비 강건화 TF팀 활동과 고로사랑 활동 등에 전 직원이 발 벗고 나선 결과다. 대한민국 산업의 자랑으로서 1고로의 위상을 더욱 높이겠다”고 말했다.1고로 조업을 책임지고 있는 포항제철소 정철호(50)씨는 “20여년을 함께 해온 1고로에 감사한다. 1고로를 우리 민족의 자긍심으로 여기고 세계 최고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더욱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포항제철소 1고로는 최근 준공되는 대형 고로들과 비교하면 조업 여건상 불리한 측면도 있지만 고도의 제선 조업기술을 바탕으로 설계 생산능력을 훨씬 뛰어넘어 연간 125만 톤 이상의 쇳물을 꾸준히 생산하며 포스코의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