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제52회 경북도민체육대회에서 6년 연속 우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포항시는 1일 문경시에서 막 내린 이번 도민체전에서 214.6점을 획득해 구미시(191.5점), 경주시(176.6점)를 가볍게 따돌리고 시부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포항시는 가장 배점이 많은 육상(트랙, 필드, 마라톤)에서 26점으로 구미시(24점)에 앞섰고, 수영, 탁구, 사이클, 보디빌딩, 레슬링, 유도, 사격에서 종목 1위에 올라 종합우승을 견인했다. 또 축구, 배구, 복싱, 태권도, 골프도 종목 2위로 순위 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번 체전에서 포항시와 구미시의 득점 차가 23.1점에 달해 과거 치열한 `양강구도`에서 포항시의 `독주체제`가 굳어졌음을 입증했다. 지난해 도민체전보다 1~2위간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지난해 1위 포항시(223점)와 2위 김천시(202.1점)의 점수 차가 20.9점이었다. 포항시는 전임 박승호 시장 8년 재임시절 체육 관련예산을 대폭 증액해 엘리트선수 육성에 심혈을 쏟은 결과 경북도내에서 더 이상 경쟁자가 없는 `극강시대`를 맞고 있다. 포항시 체육인들 사이에서는 이강덕 시장 취임 후 체육을 경시한다는 불만이 나왔다. 단체장을 맡은 지 두 달도 안 돼 이 시장이 전체 업무 파악하느라 체육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체육인들이 `체육인 출신인 전임 박 시장에 비해 이 시장이 체육에 무관심하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이 시장은 체전이 임박하자 포항종합운동장을 격려방문하고, 경기단체 전무이사 회의를 긴급하게 열어 체육인들의 사기를 북돋아 체육계 전체에 `한 번 더 해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워낙 전력이 탄탄한 포항시인 만큼 체육인들이 똘똘 뭉치면 종합우승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전임 박문태 사무국장의 임기 전 사퇴로 사무국장 직무대행으로 긴급 투입된 이광희 계장은 두 달여의 짧은 기간임에도 특유의 성실성으로 체육인들을 결집시키는 능력을 발휘했다. 이현주, 진무찬, 김진홍 팀장이 중심이 돼 체육계 직원들도 긴밀한 팀워크로 체전 현장에서 일당백의 역할을 수행했다. 여기다 4년 임기의 마지막인 권혁찬 상임부회장이 나흘내내 문경에 머물면서 25개 전 경기장을 돌며 선수 사기를 높여 종합우승을 견인했다. 경북체육계 일각에서는 포항시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순위경쟁에 긴박감이 떨어져 전체적인 관심 저하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무리 투자해도 포항시를 이기기 어려운 구도 하에 구미시, 경주시, 경산시 등 1위를 노려볼 만한 지자체들이 엘리트 스포츠 육성을 기피한다면 전체 판이 축소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러나 17개 시도가 경쟁하는 전국체전의 경우도 경기도가 `수도` 서울을 제치고 12연패를 이어가는 것과 비교하면 포항시의 6연패는 장기독주하는 것도 아니다. 시세가 가장 크고, 체육 저변이 넓은 포항시가 종합 1위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다른 시군도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1위를 누가 하느냐보다 오히려 박근혜 정부가 핵심의제로 삼고 있는 `비정상의 정상화` 움직임이 경북 체육계에서 꿈틀댔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과거 시군간의 과열경쟁으로 인한 부정선수 시비로 도민체전이 해마다 파행을 겪던 것이 최근들어서는 경북체육회의 강력한 처벌의지와 체육인들의 자성 노력이 점차 뿌리를 내리면서 부정선수 시비가 확 줄어드는 현상을 낳았다. 문경시가 21년 만에 개최한 이번 체전도 일부 경기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없지 않았으나 고질병인 부정선수 시비가 확연히 줄어들어 화합체전에 다가가려는 체육인들의 노력이 돋보인 대회였다는 평가다. 특히 실력도 안되면서 성과내기에 혈안이 된 지자체장의 그릇된 욕심과 일부 말썽꾸러기 체육인들이 부정의 유혹을 떨쳐내고 페어플레이 정신을 가다듬는다면 얼마든지 도민체전이 도민들의 화합 속에서 치러질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한 것도 소득이다. 다만 주민들의 참여도를 얼마나 높이느냐가 마지막으로 풀어야할 숙제다. 문경시 호계면에 넓게 자리잡은 국군체육부대의 최첨단 경기장 시설이 성공대회의 밑거름이 됐다. 축구, 수영, 농구, 역도, 사격 등 5개 종목이 국군체육부대에서 열렸다. 도민체전 사상 처음으로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사용하는 국제공인규격시설에서 경기가 치러져 참가 선수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다. 2015년 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 리허설격으로 치러진 이번 도민체전은 지난해 8개보다 20개가 많은 28개개(경북신 2, 대회신 25, 대회타이기록 1개)의 각종 신기록이 쏟아져 기록 풍년을 이뤘다. 수영 개인혼영200m에서 경북신기록을 수립한 영천시선수단 김수용(경북체고)이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한편 군부에서는 칠곡군(160.5점)이 대회 3연패를 달성한 가운데 예천군(128.8점), 성주군(124.5점)이 뒤를 이었다.내년 제53회 도민체전은 영주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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