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불운에다 페널티킥 실축, 수비수 퇴장까지 겹치면 어느 강팀이라도 이기기 쉽지 않다. 포항스틸러스가 또다시 페널티킥 악몽에 시달리며 6경기 연속 무승(2무4패)의 부진에 신음했다. 포항은 18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유나이티드와의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에서 후반 김현과 드로겟, 김수범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0-3으로 완패했다.15승7무10패(승점 52)가 된 포항은 선두 전북현대(승점 65)와 격차가 더욱 벌어져 역전 우승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포항이 스플릿(5경기)를 포함해 남은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둔다고해도 전북이 2경기만 이기면 끝이다.지난해 더블(FA컵, K리그클래식 우승)을 달성한 `디펜딩 챔피언` 포항은 내년도 AFC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주어지는 3위를 사수하는데 사활을 걸어야하는 다급한 입장이 됐다. 4위 제주(승점 50)에도 2점 차로 쫓겨 3위 자리도 위태롭다. 포항은 전반 앞서갈 수 있는 상황에서 골을 결정짓지 못해 패배를 자초했다. 전반 25분 상대의 핸드볼 반칙으로 PK 찬스를 잡았으나 키커 신광훈의 슈팅이 골키퍼 김호준의 방어에 막혔다. 신광훈의 슈팅은 자신감도 부족했고, 세기도 약했다. 팀에서 가장 PK를 잘 찬다는 신광훈마저 김호준에게 막히자 황선홍 감독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황 감독은 `지독히도 안 풀린다`라는 낭패감 가득한 얼굴로 고개를 연신 내저었다.3분 전 고무열의 감각적인 헤딩슛이 골대를 때려 선제골 기회를 날린 포항으로선 허탈감이 더했다. 포항은 올 시즌 페널티킥에 유독 약해 `새 가슴` 이란 오명을 뒤집어썼다. FA컵 16강전과 ACL 8강전에서 FC서울에 잇따라 승부차기로 패해 `승부차기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ACL과 K리그 클래식에서 무려 7차례나 연속 PK를 실축해 거의 패닉 상태다. 페널티킥은 절대적으로 키커가 유리하지만 포항 선수들은 오히려 위축된다. 매번 자신감 없는 슈팅으로 상대의 기만 살려주고 있다.  포항을 상대하는 골키퍼마다 키커의 특성을 간파하며 차는 족족 막아내고 있다. 심판이 페널티킥을 찍으면 되레 불안해진다. 포항은 5경기 무승(2무3패)의 부진에서 탈출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PK마저 허무하게 날리면서 선두권 경쟁에서 밀렸다.포항은 후반 18분 수비수 김준수가 경고 2회로 퇴장당하면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하고, 김승대를 원톱으로 두는 포메이션 변화를 꾀했으나 전체적으로 더 혼란스러웠다. 특히 대인마크나 협력수비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골문이 쑹쑹 뚫렸다.수적 열세 속에 포항은 후반 23분 제주 김현에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올 시즌 제주에 1승1무로 강했던 포항은 상위권 사수의 분수령인 중요한 시기에 결정타를 맞고 무너졌다. 황선홍 감독은 실점 이후 유창현, 강상우를 동시에 투입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여의치 않았다. 오히려 후반 37분 드로겟에게 추가골을 내준 데 이어 추가시간에 김수범에게 1골을 헌납해 시즌 팀 최다골차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이날 전북은 인천유나이티드를 2-0으로 꺾고 선두를 질주했고, 서울(승점 49)도 전남드래곤즈를 2-1로 물리치고 슬금슬금 상위권으로 치고 나왔다. 시즌 초반 잘 나가던 포항은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 접어들면서 팀 분위기가 갈수록 처져 벌써 한겨울마냥 을씨년스럽다. 포항은 오는 26일 스틸야드에서 상주상무와 스플릿 이전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한편 K리그 클래식은 33라운드를 끝으로 상하위 스플릿으로 갈린다. 상위 스플릿은 우승과 ACL 출전티켓을 다투고, 하위 스플릿에서는 챌린지리그 강등팀이 나오게 된다.상위 스플릿은 현재 1~5위팀인 전북, 수원, 포항, 제주, 서울이 사실상 확정됐고, 나머지 한자리를 놓고 6위 전남(승점 44), 7위 울산(승점 41)이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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