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영일신항만(주)이 창사 10여년 만에 780억원이란 엄청난 자본금을 모두 잠식당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본지 1월 14일자 1면)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가 그동안 물동량 확보를 위해 밤낮으로 뛴 것이 모두 허사가 되고 말았다. 주주 중 한 곳인 포항시는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는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혀 새 출발을 해야 한다며 조만간 주주 회의를 개최하겠다는 입장이다.포항영일신항만(주)의 자본금 780억원 중 대주주 출자비율은 대림산업(29.50%), 코오롱건설(15.34%), 한라건설(13.53%), 두산건설(10.83%), 포스코건설(15.34%), 흥우건설(3.60%), 경상북도(10%), 포항시(10%) 등이다. 지금까지 경북도와 포항시는 ‘영일만항 물동량 확보=지역경제 살리기’라는 인식아래 물동량 확보를 위해 밤잠을 설치며 국내외를 뛰어 다녔다. 그럼에도 불구 포항시와 경북도는 올해 상반기내로 나머지 남은 18억도 모두 소진될 것이란 말에 더 이상 할 말을 잃고 있다.포항영일신항만(주)이 민간기업이다 보니 일일이 간섭을 할 수 없어 감사 등 감시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주주들은 자본금이 바닥한 것도 모르고 물동량 확보에만 온 신경을 썼던 것이다. 한마디로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꼴’이 되어 버린 것이다.포항시가 부랴부랴 사태 파악을 위해 주주로서 최근 포항영일신항만(주)에 직원들의 급여 실태를 알아보려 했다. 하지만 포항영일신항만은 이를 거부했다는 후문이다. 민간기업에 대한 경영간섭이라는 것이 거부 이유라는 것이다. 어이가 없는 일이다.포항영일신항만(주)의 전체 직원은 모두 13명이다. 이중 최동준 대표이사의 경우 판공비를 제외한 연봉만 1억2천만원이라는 후문이다. 이 정도면 대기업 못지 않는 연봉이다. 최 사장은 지난 2005년 5월 사장으로 취임해 약 10여년을 재직했다. 나머지 직원들의 연봉 또한 일반 중소기업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본금 780억원이 모두 바닥날 때 까지 최 사장과 직원들은 도대체 무엇을 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한마디로 아까운 주주들의 회사돈과 시민혈세로 그들만의 돈 잔치를 한 셈이다.포항영일신항만은 자본잠식 이유에 대해 ‘초기 건설비용과 고가 장비 구입 등 사업 초기에 막대한 비용이 투자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경북도와 포항시, 대주주는 이번 사태에 대해 그냥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 된다. 분명히 원인과 책임 소재를 따져 아까운 혈세가 더이상 낭비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감사원 감사는 물론 회계 전문가를 동원해 감사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 감사 결과 자본금이 혹 이상한 곳으로 빠져 나간 증후가 보인다면 즉시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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