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안방에서 스타일을 구겼다. 3년4개월 만에 만원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패배를 당해 더욱 뼈아팠다.포항은 15일 스틸야드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2라운드에서 골키퍼와 수비수의 실수로 2골을 헌납하며 `동해안 라이벌` 울산현대에 2-4로 패했다.포항은 1주일전 원정경기에서 수원삼성에 1-0 으로 승리하며 시즌을 순조롭게 열었지만 정작 승리가 절실한 홈 개막경기에서 4골이나 내주며 무너지는 참담함을 맛봤다.전반 인저리타임때 울산 제파로프에서 선제골을 내준 포항은 후반 2분 만에 손준호가 동점골을 터뜨려 균형을 이뤘다. 손준호는 2경기 연속골을 넣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팽팽하던 경기는 울산의 중거리슛이 잇따라 골네트를 가르며 급격히 울산쪽으로 기울었다.후반 17분 울산 마스다의 오른발 중거리슛이 수비수 맞고 굴절되며 골키퍼 신화용의 손끝을 피해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여기까지는 운이 없었다고 변명해도 됐다.그러나 포항의 세 번째 실점은 프로경기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치명적인 실수였다. 후반 21분 포항 중앙수비수 김준수가 골키퍼에게 백패스한 것이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온 신화용과 호흡이 맞지 않아 볼이 엉뚱하게 골문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이를 울산 공격수 양동현이 몸을 날려 밀어넣었다. 김준수와 신화용이 사력을 다해 저지했지만 탄력이 붙은 양동현의 발이 더 빨랐다.선배 신화용이 김준수를 나무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러나 누굴 탓하랴. 신화용은 김준수에게 적극적으로 콜을 해 자신이 처리하거나, 아니면 김준수를 믿고 골문을 지켰어야 했는데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플레이로 쐐기골을 갖다 바쳤다. 골키퍼의 위치를 파악하지 않고 무턱대고 볼을 뒤로 돌린 김준수의 미숙한 볼처리는 말할 것도 없다.김형일(이적), 김광석(부상) 등 경험 많은 중앙수비수의 부재가 아쉬웠다. 그대로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포항은 1골을 따라붙는 끈질김을 보였다. 후반 교체투입된 티아고가 후반 32분 고무열의 감각적인 크로스를 반대쪽에서 달려들며 오른발로 밀어넣어 3-2로 바짝 추격했다. 티아고는 K리그 첫 경기에서 골을 잡아내는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하지만 포항의 힘은 여기까지였다. 골키퍼 신화용이 또다시 실수를 범하며 자멸했다. 후반 33분 김신욱이 아크 전방에서 강력한 오른발 슛을 날렸고, 신화용이 바운드를 제대로 맞추지 못해 볼을 잡다 놓쳐 골문으로 굴러 들어갔다. 지난해 경기당 0점대 실점률을 자랑하던 베테랑 골키퍼 신화용은 1경기에서 4골을 내주며 고개를 떨구었다.반면 `꾀돌이` 윤정환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쾌조의 2연승을 달리며 전북현대와 함께 선두권을 형성했다.수비 조직력 상실로 홈에서 일격을 당한 포항은 올해 K리그에 데뷔한 외국인 선수 라자르, 티아고의 활약이 다소나마 위안이 됐다. 측면 공격수로 나선 세르비아 출신 라자르는 빠른 발을 앞세운 위협적인 돌파와 강력한 슈팅으로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티아고도 아기자기한 개인기에다 득점력까지 선보여 K리그에 연착륙이 기대됐다. 이날 삼바 스트라이커 모리츠는 부상으로 결장했다.한편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1만7500명으로 경기 전 스틸야드 좌석(1만7443석)을 채우고도 넘쳤다.  포항의 매진 기록은 2011년 11월 26일 울산과의 플레이오프(2만1317명)에 이어 4년 만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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