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어느 날, 인천 연수구에 있는 흥륜사에 놀러 갔습니다. 법당에서 절을 하며 가족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도했습니다. 법당에서 나오는 길에 마주친 포대화상님의 배를 만지면서 돈도 많이 벌게 해달라고 빌었습니다. 이곳저곳을 다 살펴보고 이제 집에 가려고 주차장에 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제 눈에 차가 지저분해 보이더라고요. 트렁크에서 유리 세정제와 수건을 꺼냈습니다. 열심히 사이드미러를 닦은 뒤에 앞 유리로 갈 때... 사달이 났습니다! 제 차 옆에 주차된 벤츠 사이드미러를 팔꿈치로 `퍽`하고 친 겁니다. 벤츠 사이드미러가 안 접혀 있었는데 제가 모르고 앞으로 나가면서 팔꿈치로 친 겁니다.   성숙한 시민으로서 그냥 모른체하고 가면 돼요? 안돼요? 당연히 안 되겠죠! 그냥 가면 뺑소니입니다. 서둘러 벤츠에 있던 연락처로 차주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잠시 뒤, 4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차주님이 주차장에 직접 오셨습니다. 리모컨으로 벤츠 사이드미러를 접어 보니까 `끼이익`하는 이음이 들렸습니다. 차주님께서 제 연락처는 알고 있으니 문제가 있으면 다시 연락 주신다고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사고라서 짜증이 났습니다. 조심성 없이 행동한 스스로에게 화도 났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으로 가는 길 내내 와이프가 왜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다가 문제를 일으키냐고 잔소리했습니다. 현대나 기아차도 아니고 하필이면 벤츠 옆에서 걸리적거리다가 사달을 냈다고... 구구절절 다 맞는 와이프의 팩폭에 스트레스 받았습니다.살다 보면 한 번씩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생각에 불행할 때가 있죠. 저도 그럴 때가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마음이 좀 안 좋을 때(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거나, 근심과 걱정이 있거나, 불편하거나, 초조하거나, 불안하거나, 긴장되거나, 슬프거나, 우울하거나, 외롭거나, 괴롭거나 등 내 마음이 부정적인 마이너스(-) 상태일 때) 이걸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로, `대상 영속성`입니다. 결론을 먼저 이야기하자면, 지금 여러분의 시야가 좁아져서 잠시 행복이 안 보이는 것뿐입니다. 산후조리원에서 승민이(아들)를 데리고 집으로 왔을 때 승민이는 엄마나 아빠가 잠시라도 보이지 않으면 울었습니다. "승민아~ 잠시 화장실에 갔다 올게."라고 말하고 화장실에 가도 울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와이프나 제가 빨래하러 베란다에 가거나, 옷방에 가도 승민이는 울지 않았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안 보이지만 지금 자기와 함께 있다는 걸 알게 된 것 같았습니다. 심리학자 장 피아제(Jean Piaget, 1896. 8. 9. - 1980. 9. 16.)는 인지발달이론에서 `대상 영속성(Object permanence)`을 설명했습니다. 쉽게 말해 특정 대상이 눈으로, 소리로, 냄새 등으로 관찰되지 않아도 계속 존재한다는 걸 아는 겁니다. 0~4개월 영아는 자신의 시야에서 사라진 대상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장난감을 뒤로 숨기면 장난감이 사라진 걸로 아는 거죠. 그러다가 4개월이 지나면 조금씩 특정 대상의 존재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24개월(만 2세)이 되면 대상 영속성을 완성합니다. 내가 관찰하지 않는 동안에도 대상이 독립적으로 계속해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닫는 겁니다.저는 여러분과 제가 이미 `행복 영속성`을 알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내 인생에서 행복이 사라진 게 아니라 잠시 안 보일 뿐이고, 행복은 내 인생에 줄곧 존재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살면서 이미 깨달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건이나 일련의 일들로 내 마음이 안 좋을 때 `아... 내가 지금 너무 매몰돼서 시야가 좁아졌구나!`, `내가 이거에 지금 너무 집착하고 있네!`를 깨닫고 내 마음이 괜찮아질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흥륜사 주차장에서 생긴 일로 갑자기 스트레스를 확! 받은 저는 집에 와서 명상을 했습니다. 제 방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 10분 정도 호흡에만 집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차피 일어난 일이고, 내가 잘못해서 일어난 일이니까 그 일에 대한 결과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책임지겠다. 그래도 운이 참 좋다. 사이드미러 하나 고장 낸 거면 다행이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짜증 나고 화가 났던 마음이 확 괜찮아지는 것을 제가 느꼈습니다. 그 후에 어떻게 이 문제를 잘 해결할 것인지 생각하니 딱 3가지로 정리됐습니다. 1. 벤츠 차주님이 연락 와서 괜찮다고 하시면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기프트콘을 보내자. 2. 만약에 안 괜찮고 수리가 필요하다고 하면 50만 원 이하는 현금 박치기하고, 그 이상은 차 보험으로 대물 접수하자.3. 5일이 지나도 연락이 안 오면 내가 먼저 연락하자.과연 이 일은 어떻게 해결되었을까요? 운이 좋게도 해피엔딩이었습니다. 차주님께서 괜찮다고 알아서 처리하신다고 연락이 와서 제가 감사하다고 인사드리고, 스타벅스 기프트콘을 보내드렸습니다. 제가 스트레스 관리 교육 콘텐츠 개발을 위해 스터디 모임을 했었습니다. 스트레스 관련 책과 논문을 읽고, 전문가들의 강의 영상도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공부한 내용들 핵심만 뽑아 설명드리면,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이 스트레스를 현명하게 관리하는 3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가 화가 나면 얼굴이 빨개지고, 심장도 빨리 뛰고, 혈압도 높아지잖아요. 이때 심호흡을 하거나 명상을 하거나, 잠시 걷거나, 운동을 하면 어때요? 좀 진정이 되죠? 제가 벤츠 사이드미러를 팔꿈치로 밀어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집에 와서 명상을 하니까 차분해졌던 것처럼요. 첫 번째 방법이 내 몸을 관리하는 겁니다. 스트레스 상황으로 발생하는 내 몸의 충격, 이상 반응을 감소시키는 거죠. 두 번째 방법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어차피 일어난 일이니 내가 책임지겠다. 그래도 사이드미러 하나 고장이면 운이 좋은 거지.`라고 생각을 하니까 짜증과 화가 확 줄어들었다고 했잖아요. 내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스트레스 상황을 인지적으로 재구성하는 겁니다. 세 번째 방법은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제가 차주님이 연락 와서 괜찮다고 하면 이렇게 하고, 안 괜찮다고 하면 이렇게 하자고 계획을 세우고, 괜찮다고 하셔서 기프트콘을 드렸잖아요. 직접적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직면해서 스트레스의 원인이나 자극, 문제 등을 제거하거나 감소시키는 거죠.여러분이 살면서 한 번씩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겼을까...`라는 생각에 불행해질 때는 `행복 영속성`을 꼭 떠올리시길 바랍니다. 잠시 매몰돼서, 집착하고 있어서 행복이 안 보인단 걸 자각하세요. 그 후에 제가 설명드린 3가지 방법을 적절히 활용해 보세요. 만약, 지금 내게 닥친 문제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거라면 `아... 뭐 그럴 수도 있지.`라고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시간이 약입니다. 시간이 좀 흐르면 서서히 괜찮아질 겁니다. 마이너스(-)였던 내 마음이 `0`만 돼도 얼마나 다행입니까?!마지막으로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저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책에 나오는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활동들을 소개합니다. 이런 것들이 있구나 정도로만 참고하세요. [연극/무용/음악회/전시회/박물관/도서관/운동경기, 스포츠/운동/달리기/걷기/등산/낚시, 원예, 노래, 연기, 대화/수다, 자연 관찰, 그리기, 만들기, 명상, 종교 활동, 아이와 놀아주기, 반려동물 돌보기, 음악 감상, 게임/퍼즐, 장 보기, 영화 감상, 식사, 요리, 차 마시기, 독서, 강연 듣기, 팟캐스트 듣기, 샤워, 옷 갈아입기, 몸단장, 수면, 휴식] 저는 머릿속이 복잡할 때 목욕탕에 갑니다. 새벽 5시 30분쯤, 온탕에 들어가 눈을 감고 명상을 하면 이내 머리가 맑아집니다. 여러분도 여러분의 마음을 위로하고, 기분을 좋게 하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활동들을 해보세요. 그러면 좁아졌던 시야가 조금씩 넓어지면서 보이지 않았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생각해 보기1. 살면서 불행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나요? 왜 불행하다고 생각했나요?2. `대상 영속성`이 뭔지 기억나시나요? `행복 영속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동의하시나요? 3. 나는 뭘 하면 행복해지나요?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활동들을 적어보세요. (이제부터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면 내가 적은 활동들을 해보세요.)   글쓴이|이동석현 두들러 교육매니저(교육콘텐츠 기획자)전 에이드컨설팅 교육사업팀 과장 - 건국대 교육학 석사교육부 후원, 제18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강연 (2021, 서울 코엑스)강의 분야 : 자기경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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