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각 오전 8시 47분 기준, 미국이 이란의 3군데 핵 시설을 폭격했다.
소셜미디어 계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란 내 3개의 핵시설, 포르도, 나탄즈, 에스파한을 대상으로 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 ...위대한 미군 전사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이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대는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위한 시간이다.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전 세계에 있어 역사적인 순간이다. 이란은 이제 이 전쟁을 끝내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위에 미국 의회는 모두 `위헌`과 `탄핵`을 거론하며 맹렬히 비난하고 있다.
미국 헌법 제1조에 따르면 "전쟁을 선포할 권한"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회에게 부여되어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독단적인 전쟁 행위를 벌였다는 것이다.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면서 강한 비난이 이어졌다.
미국 공영방송인 PBS 뉴스에 따르면, 미 하원 민주당 내 2인자인 캐서린 클라크 의원은 "전쟁 선포 권한은 오로지 의회에만 있다. 트럼프의 일방적인 이란 공격 결정은 허가되지 않았다"며 트럼프의 폭격이 "위헌"이라 지적했다.
또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은 X(구 `트위터`)에서 "대통령이 의회 허가 없이 이란을 폭격하기로 한 참담한 결정은 헌법과 의회를 심각하게 무시한 것"이라며 "이는 확실하고 명백하게 탄핵 사유"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여당인 공화당 토머스 매시 하원의원 또한 "이것은 합헌이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실제 1991년 걸프전 당시 조지 H.W. 부시 대통령 또한 사전에 의회의 승인을 요청했었으며, 2001년과 2002년에 9/11 테러 가해자들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무력 사용을 위해 조지 W. 부시 대통령 또한 의회의 승인을 받는 등 과거 미국의 전면적인 군사행동은 의회의 승인 하에 진행되어 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한 헌법적 절차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부 공격으로부터의 방어권과 국가 이익 증진을 위한 군사행동 권한"을 부여한 헌법 제2조를 들어 이번 폭격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대한 진전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 공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이란, 핵시설 폭격에 즉각 미사일 반격… 중동 전역 긴장 고조
이스라엘이 선제적으로 이란을 침략한데 이어 미국까지 개입하며 국지전 양상을 보이던 전쟁은 점차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그간 국제적으로 `악의 축`이라 불려왔던 이란이, 이번 이스라엘과 미국의 선제공격으로 인해 오히려 전면전의 명분을 얻었다는 관측까지도 제기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미국이 이번 사태에 개입하면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을 것이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줄곧 경고해 왔다.
먼저 이란 국영방송의 하산 아베디니 부정치국장은 "이들 핵시설은 이미 한참 전에 대피 조치"가 이뤄졌으며 "핵 물질이 이미 반출돼 있었기 때문에 큰 피해는 없었다"면서, 이번 미국의 폭격에도 불구하고 핵 활동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란 외무부 장관 압바스 아락치는 미국이 평화적 핵 시설을 공격함으로써 국제법과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란은 주권과 이익, 국민을 수호하기 위한 모든 선택권을 갖고 있다"며, 이번 공격이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경고했다.
실제 이란은 미국의 공격에 즉각적으로 미사일 보복 공격으로 대응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상공에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군은 요격 작전에 나섰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상호 공습이 재개되었으며, 중동 내 미군 기지에 대한 추가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핵 가진 이스라엘, 이란 핵 저지? 전쟁 명분의 위선
이스라엘과 미국은 왜 이란을 선제 공격했는가?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장 저지가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는 명분이 되기 어렵다. 이스라엘 또한 사실상 오래전부터 핵무기를 개발하고 보유해왔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국제 원자력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 1960년대부터 프랑스의 지원을 통해 이미 핵 개발을 시작했고, 최소 80~200개 규모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전직 기술자 모르데차이 바누누가 이스라엘의 핵탄두 수십 개를 공개하는 증거를 영국 언론에 폭로했던 1986년 바누누 사건이 익히 알려져 있다. 이후 바누누는 모사드 정보기관에 의해 납치되어 수감되었다.
그렇다면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이란이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 중동 내 무장단체에 군사·재정적 지원을 해왔던 `반이스라엘 전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20세기 초부터, 이스라엘, 즉 유대인들은 최소 7세기부터 약 1400년간 아랍 민족이 살아오고 있던 팔레스타인 영토에 무단으로 이주해왔다.
1917년 영국이 밸푸어 선언을 통해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의 민족 고향을 세우겠다"고 일방적으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본래 살고 있던 원주민인 팔레스타인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인근 아랍 국가들은 한 목소리로 거부했고, 양측의 갈등은 폭력으로 격화되어 지금까지도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중동의 `반이스라엘 군사 무장단체`는 사실상 이스라엘에 국가를 빼앗긴 팔레스타인 민족의 독립전쟁의 일환인 셈이다.
미국의 `중동 외교` 숨은 설계자, 유대인 로비와 복음주의 종말론
그렇다면 이 사태와 관련도 없고, 영국의 식민지도 아닌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왜 이렇게 무리하면서까지 이스라엘의 편을 드는걸까?
그것은 미국 내 유대인들의 강력한 로비와 복음주의 세력의 영향에 기반한다.
AIPAC(American Israel Public Affairs Committee) 등 막강한 친이스라엘 로비단체는 미국 정치인의 선거 자금, 입법 로비, 언론 네트워크를 움직일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 공화당 뿐만 아니라 민주당 인사들까지도 그들의 눈치를 볼 정도로 막강하다.
뿐만 아니라 미국 보수 정치 세력의 핵심 지지층인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은 ‘이스라엘의 건국은 성경의 예언 실현’이라고 믿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 등도 이들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복음주의 세력은 미국 보수 정치의 가장 강력한 표밭 중 하나이며, 이들은 정치적으로 이스라엘 지지를 강력히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독교 중심의 국가인 미국 복음주의자들은, 어째서 `예수`를 죽이고 `거짓 예언자`로 간주하는 유대교를 이토록 지지하는걸까?
미국 내 ‘세대주의적 종말론’ 신봉자들에 따르면, "예수는 반드시 재림할 것이며, 그에 앞서 유대인들이 자신들의 옛땅으로 돌아와, 예루살람에서 대환난을 겪은 후, 회개하여 예수를 믿을 것"이라는 교리를 믿고 있다. 즉 종교적 모순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종말론적 시나리오에 필수적인 요소로서 이스라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