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 반 산트로피는 헝가리 화가로 현시대를 살아가는 가장 유명한 극사실주의 화가 중 한 명이다. 이스트 반 산트로피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완벽하게 그려내는 극사실주의와 예술가의 주관과 철학, 초현실주의적인 예술성이 결합된 작품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다소 낯선 화가이기도 하다. 서로 상이할 거라 여겨지는 사조 극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의 결합이 이스트 반 산도르피 작품의 가장 큰 정체성이며, 이 작품 또한 그 정체성 속에 있는 작품이다.우리가 흔히 혼용하여 사용하는 언어 사실과 현실은 비슷한 듯하지만 분명 다르다. 사실이 철학적 담론의 객관과 물리적 실재에 가깝다면, 현실은 주관과 실존의 문제에 닿아있다. 따라서 주체의 경험이 소거된 객관적 사실과 주체의 경험이 일렁거리는 현실은 같은 듯 하나 섬세히 다르다.때에 따라서 그 둘은 양 극점에 서 있기도 하다. 특히 예술의 영역에서는 분명히 둘은 극단적 대립을 이루곤 한다.그러하기에 극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라는 예술 장르의 양극성을 양립할 수 있도록 한 그의 그림은 묘하다.그의 그림은 인간 영혼의 불완전함과 불온함을 여과 없이 드러내지만 불편한 사실에 직면한 인간이 현실로부터 도피하거나 사실을 외면하지 않도록 몽환적인 기법을 통해 미학적 이끌림을 장치한 그의 재능은 탁월해 보인다.   이 그림이 내게도 마냥 불편한 것이 아니라 비틀거리는 인간 군상에 대한 묘한 동질감과 불온한 인간에 대한 연민, 그러한 교감이 주는 미학적 쾌감으로 얻게 해준 이유는 아마도 그 탁월함 때문일 테다. 그렇다면 그 탁월함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많은 평론가들이 그의 그림을 도스트예프스키, 고흐 등가 비교하곤 한다. 인간 영혼의 방황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도스트예프스키, 자신의 혼란스러운 영혼의 상태를 역시 있는 그대로 그려낸 고흐, 하지만 그 둘 다 예술적 매력을 통해 불편함을 직면하게 하고, 상당한 판타지를 통해 현실 세계에 안착하게 한다. 예술이 지닌 완충 역할이다.생각해보면 ’죄와벌‘이나 ’악령‘을 잃었을 때 또한 이와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나약하고 이기적이며 모순으로 가득한 일상의 인간들이 삶이란 곤혹스러운 환경 속에서 여과 없이 드러내는 인간 영혼의 비틀거림을 묘사한 그의 소설은 불편함이 아닌 안도감을 주었던 것 같다.인간이기에 충분히 그러할 수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예술적 세계일 뿐이란 그 디테일한 통찰과 고뇌하는 보통 인간의 성찰은 미학적 이끌림을 주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산도르피의 그림도 당연히 그래 보인다. 처음은 불편하고 가학적이라 여겨졌지만, 그의 통찰과 성찰을 이해할수록 도스트예프스키의 소설을 읽었을 때와 같은 여운이 있는 것 같다. 그 여운은 아름다움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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