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전지)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로 주행하는 전기차는 여러 번 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가 필요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리튬 이온 전지다. 그러나 제한된 에너지 저장 용량 등 여러 한계가 제기되면서 이를 대체할 차세대 이차전지로 새로운 배터리 시스템인 ‘듀얼(dual) 이온 전지’가 주목받고 있다. 듀얼 이온 전지는 리튬 양이온과 음이온을 동시에 사용하는 전지다. 기존 전지와 유사하게 에너지 밀도*가 높아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지만 충 · 방전 시 크기가 큰 음이온이 양극에 삽입되었다 분리되는 과정에서 양극의 재료인 흑연이 팽창 · 수축하며 전지의 내구성을 떨어뜨린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에너지 밀도(energy density) : 단위 부피당 저장된 에너지량이다. 보통 이차전지의 에너지밀도는 전압에 비례하는데, 리튬 전지의 평균 전압이 3.7 V인 반면 이중 이온 전지의 평균 전압은 4.5 V로 더 높은 에너지밀도를 가진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박수진 교수 · 통합과정 강지은 씨, 화학공학과 통합과정 황진우 씨, 서울대 재료공학부 한정우 교수, UNIST 화학과 유자형 교수 · 박사과정 이승호 씨,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류재건 교수 공동 연구팀이 고분자 바인더 연구를 통해 듀얼 이온 전지의 내구성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바인더(binder)는 이차전지 내에 있는 여러 화학물질을 묶어 고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아자이드 그룹(azide group, N3-)과 아크릴레이트 그룹(acrylate group, C3H3O2)을 사용하여 새로운 고분자 바인더를 만들었다. 아자이드 그룹은 자외선을 이용한 화학 반응을 통해 흑연과 끈끈한 공유 결합을 형성해 흑연이 팽창하고 수축할 때 흑연의 구조가 붕괴되지 않도록 한다. 또, 아크릴레이트 그룹은 흑연이 팽창하면서 바인더와의 결합이 끊어지더라도 다시 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바인더를 적용한 듀얼 이온 전지는 3,500여 회 이상 재충전된 경우에도 우수한 성능을 유지했다. 또, 2분 이내에 원래 전지 용량의 88% 정도가 충전되는 등 급속 충전도 가능함을 보였다. 연구를 이끈 박수진 교수는 “듀얼 이온 전지는 지구상에 풍부한 흑연을 사용하기 때문에 리튬 이온 전지에 비해 가격 경쟁력도 높다”며,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전기차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듀얼 이온 전지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 C1가스리파이너리 사업,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박사과정생연구장려금지원)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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