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다’는 의미의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압전(Piezoelectric)은 기계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압전소자는 동작을 감지하는 센서 등에 사용되는데 대부분 인체와 환경에 유해한 납을 포함하고 있어 사용이 제한되는 추세다. 이를 대체할 친환경 압전소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고온에서 급격하게 압전 성능이 떨어져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최시영 교수 · 통합과정 황수윤 씨, 한국원자력연구원 이민구 · 이경자 박사 연구팀은 열 안정성과 관련된 소재의 결정립* 내부 도메인 구조를 촬영하고, 고온에서도 압전 성능을 우수하게 유지하는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머티리얼즈 호라이즌스(Materials Horizons)’에 게재됐다.   *결정립(Crystal grain) : 고체 물질 내에서 발견되는 미소한 결정 구조의 단위로 그 특성을 이해하고 조절함으로써 재료의 성능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최첨단 분석 기술인 주사형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친환경 압전소재인 칼륨소듐니오베이트(KNN) 세라믹의 결정립 내 나노 도메인 구조를 원자 수준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친환경 압전소재인 KNN에 안전한 중금속인 비스무트(Bi)계 화합물 도핑 양을 미세하게 조절했을 때, 특정 조성에서 결정립의 크기가 1마이크로미터(μm, 10-6m) 이하로 급격히 작아지는 경우를 발견하였으며, 이때 열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증가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제작한 소재는 상온에서 섭씨 300도에 이르기까지 우수한 압전 성능을 유지했다.   *주사형 투과주사현미경(Scan 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e) : 초점화된 전자빔을 물질에 투과해 전체적으로 스캔하면서 이미지를 얻는 방식이다.    또한 이론적인 계산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소재의 결정립 크기가 작아질수록, 결정립계가 분극을 고정시켜 고온에서 안정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개발한 압전물질을 소자에 적용한 결과, 상용화된 납을 기반으로 한 기존 소자 대비 고온 작동성이 월등히 우수함을 확인하였다. 연구를 이끈 최시영 교수는 “납 없이 이처럼 높은 온도에서 친환경 압전소재의 우수한 성능이 보고된 것은 처음”이라며, “원전 등 고온용 압전소재를 사용하는 다양한 산업 분야에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기대를 전했다. 또, 이민구 박사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고온형 압전기반 전자부품과 소자 개발을 다각화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한국원자력연구원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자력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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