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제철인 홍어의 톡 쏘는 맛과 향은 삭히는 과정에서 생기는 암모니아(NH3) 때문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맛의 세계와 달리 산업계에서는 암모니아가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암모니아는 비료나 나일론 등의 기초 원료로 사용되며, 수소 함량과 에너지 밀도가 높아 친환경 수소 에너지 기술 분야에서 수소를 저장하고 운반하는 전달체로 주목받고 있다.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용기중 교수 · 통합과정 임채은 씨, 서울대 화학부 황윤정 교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 신혜영 교수 연구팀은 황(S)으로 수소 전달체인 암모니아 생산 반응 효율을 높였다. 이번 연구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에너지 레터스(ACS Energy Letters)’에 최근 게재됐다.   현재 암모니아를 만드는 방법은 하버-보시(Haber-Bosch) 공정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 공정은 고온(400~500℃)과 고압(200~300atm) 환경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계 에너지 소모량 약 2%를 차지할 정도로 에너지 소모가 크며, 연간 이산화탄소 약 6억 톤을 배출해 환경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최근 리튬(Li)을 사용한 질소 환원 반응(Li-NRR)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 중 풍부한 질소 기체(N2)는 질소 2개가 삼중결합으로 붙어있어 반응성이 큰 리튬을 전극에 도금하면 강한 결합을 끊고 암모니아를 생산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기존 공정보다 친환경적이지만 안정성과 생산 효율이 비교적 낮았다. 효율을 높이려면 전지 전극에 리튬을 균일하게 증착해야 하고, 전극을 구성하는 고체 전해질 계면(이하 SEI)*의 안정성을 높여야 한다.   *고체 전해질 계면(solid-electrolyte interface) : 전극 표면 고체 막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황을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황은 여러 촉매 반응에서 피독현상*을 일으키지만, 극소량 사용하는 경우 반응 활성을 높인다. 황이 포함된 황화디메틸(Dimethyl sulfide)을 첨가하자 황산리튬(Li2SO4)과 황화리튬(Li2S) 분자가 형성되며 리튬 이온 이동이 원활해졌다. 그로 인해 리튬이 전지 전극에 균일하게 증착되었고, SEI 형태가 조밀하고 얇은 필름 구조에서 그물 구조로 바뀌었다. 이 구조는 이온 전도도를 높여 리튬이 더 균일하게 증착될 수 있도록 했다.   *피독현상(poisoning) : 촉매 활성과 선택성이 현저하게 손상되는 현상이다. 또, 황은 SEI 전해질 분해와 열화현상을 막아 공정의 안정성을 높였다. 실험 결과 황을 첨가한 연구팀의 셀은 20시간 이상 사용한 후에도 기존 전지보다 2배 이상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용기중 교수는 “암모니아를 보다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이 연구가 친환경 수소 기술을 선점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사업과 해외우수연구기관 협력 허브 구축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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