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카메라부터 AR·VR 기기, 자율주행차 센서까지 미래 기술의 핵심 부품인 `메타렌즈`가 실용화 단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양영환(현 창원대 기계공학부 교수)·강도현·성준화 씨 연구팀이 외부 충격과 오염에 취약한 ‘메타렌즈’를 보호할 방탄복을 만들었다.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시스템 및 나노공학(Microsystems & Nanoengineernig)’에 지난 10일 게재됐다. 메타렌즈(metalens)는 기존 렌즈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빛을 조절하는 기술이다. 기존 렌즈가 볼록하거나 오목한 곡면을 이용해 빛을 조절하는 반면, 메타렌즈는 머리카락 굵기의 1만 분의 1 수준인 아주 작은 구조물로 빛을 제어할 수 있다. 하지만 차세대 광학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메타렌즈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다. 나노미터(nm) 구조의 정교한 구조가 작은 충격이나 먼지에 쉽게 손상되어 실제 제품에 적용하기에 내구성이 떨어졌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POSTECH 연구팀은 메타렌즈를 투명한 보호막으로 감싸는 기술을 개발했다. 메타렌즈에 `투명 방탄복`을 입힌 셈이다. 연구팀은 `수소화 비정질 실리콘`으로 메타렌즈의 미세 구조를 만든 뒤, 그 위에 `스핀온글래스`라는 투명한 물질로 코팅해 얇은 보호막을 만들었다. 이 보호막은 빛의 통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메타렌즈를 보호할 수 있다. 동시에 플라즈마 가공 기술로 굴절률을 3.23까지 높여 눈에 보이는 빛(635nm 파장대)의 97.2%를 손실 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는 빛을 거의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내구성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메타렌즈를 모래 속에 넣고 초음파로 두 시간 동안 세척하는 극한 테스트에서 보호막이 없는 기존 렌즈는 대부분 손상된 반면, 보호막을 입힌 연구팀의 렌즈는 성능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여기에 연꽃잎처럼 물방울을 튕겨내는 특성도 부여해, 물방울이 굴러떨어질 때 먼지도 함께 씻겨 나가는 `자가세정` 기능까지 구현했다. 노준석 교수는 “이 기술은 카메라나 센서 같은 광학 장치들을 더 작고 똑똑하게 만들 수 있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며, “메타렌즈 뿐만 아니라 홀로그램 소자, 광센서, 컬러 픽셀 등 다양한 광학 부품에 적용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포스코홀딩스 N.EX.T Impact 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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