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말 충절의 상징으로 평가받는 정몽주 선생의 고향인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충리가 정작 이를 기릴 상징 공간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는 8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생가 복원 사업을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현재 문충리에는 정몽주 선생의 생가터가 남아 있으나, 선양 사업이 활발한 영천시나 묘소가 위치한 용인시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 주민들은 “고향이라는 상징성에 걸맞은 최소한의 기념 공간조차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입을 모은다.■ “민간 노력에도 멈춘 사업”… 8년째 제자리   생가 복원 논의는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시민단체 ‘포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중심이 돼 문충리 마을회관 인근 부지를 매입하고 성금을 모으는 등 사업 추진에 나섰다. 그러나 이후 단체 활동이 중단되면서 사업 역시 사실상 멈춰 섰다.그동안 민간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행정의 뚜렷한 지원이나 후속 조치가 이어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관심과 열정도 점차 식어갔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시민이 시작한 사업을 행정이 이어받지 못하면서 동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지역사회 “더 늦기 전에 복원 나서야”   최근 포은문화축제 등을 계기로 복원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오랜 기간 축제를 이끌어온 지역 향토사학자는 “충절의 상징을 널리 알리는 노력은 계속돼 왔지만, 정작 고향에 이를 기릴 공간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전했다.정치권과 문화계에서도 사업 재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의회 관계자는 “지역민들이 뜻을 모아 상징물부터라도 조성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고, 지역 문인 역시 “타 지역 사례처럼 생가 복원과 공원 조성을 통해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역사의 뿌리 세우는 일”…정체성 회복 과제 전문가들은 문충리 생가 복원이 단순한 시설 조성을 넘어 지역 정체성을 확립하는 핵심 사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몽주 선생의 삶과 정신을 계승하는 공간은 청소년 교육은 물론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지역 한 관계자는 “역사의 뿌리를 바로 세우는 일 없이 도시의 미래를 말하기 어렵다”며 “정몽주 선생의 고향을 제대로 정비하지 않은 채 ‘충절의 도시’를 내세우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8년째 멈춰 선 생가 복원 사업이 다시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을지, 그리고 문충리가 포항의 역사적 상징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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