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호(56) 포항시장의 경북도지사 출마 결심으로 6․4 지방선거 선거구도가 요동치고 있다.박 시장은 경북지사 도전으로 마음을 굳히고 17일 오전 10시 경북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박 시장은 이어 오후 3시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향후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그동안 박 시장은 지방선거 출마에 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아 시장, 도지사 출마 예정자들도 그의 행보를 주위 깊게 지켜보는 상황이었다.박 시장이 지사 출마로 방향을 틀면서 포항시장, 경북도지사 선거구도에 큰 변화가 일고 있다.우선 포항시장 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갑자기 방향을 바꾼 박 시장의 진의를 살피는 모습이다. 포항시장 선거에는 이창균(54) 대통령소속 지방자치발전위 자문위원, 이재원(44) 화인피부과원장, 이강덕(52) 전 해양경찰청장, 모성은(50)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 공원식(60)전 경북관광공사 사장이 출마를 선언하고 인지도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강력한 선두주자인 박 시장이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각 후보 진영은 고무돼 있다.각종 여론조사에서 현직인 박 시장이 단연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나머지 후보들이 10~20%대의 지지율로 추격하는 모양새다. 박 시장이 도지사로 빠져나가면 무주공산이 된 포항시장 선거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출마 예정자들이 여론조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등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박 시장은 지난 선거에서 74.7%의 전국 2위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한 만큼 3선이 무난한 것으로 예상됐다. 박 시장이 ‘편한 길’인 시장 3선을 버리고 굳이 ‘험로’ 도지사 출마를 결심한 배경에 지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박 시장 측은 “경북 제1도시의 수장이 도지사를 꿈꾸는 것은 자연스럽다”면서 “단체장 12년은 너무 긴 시간이고, 정치 신진대사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지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박 시장은 결심에 앞서 지난 13일 이병석(포항 북) 국회부의장을 만나 자신의 뜻을 전하고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박 시장은 공직 사퇴시한인 3월 6일까지 시장 직을 유지할지, 아니면 시장을 일찍 사퇴하고 예비후보로 도지사 선거에 뛰어들지를 놓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지사 선거전에 뛰어들면 현재 예비후보로 등록한 권오을(56) 전 국회의원과 현직 김관용(71) 지사와 새누리당 경선부터 불꽃 경합이 불가피하다. 여기다 김관용 지사가 3선 연임 제한에 묶일 경우 이철우(김천)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도 출마가 예견돼 복잡한 다자구도가 형성되게 된다.관건은 새누리당 당헌·당규 개정이다. 새누리당 주위에서는 광역단체장 2선 제한설이 나돌고 있다. 3선 광역단체장은 지방권력이 과도하게 특정인에게 쏠리는 것을 막자는 의도다. 특히 임기 12년은 너무 길다는 국민 여론도 거세다. 김 지사와 함께 3선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 김범일(63) 대구시장은 3선 도전 포기를 선언해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김 시장은 지난 1월 17일 “향후 4년이 대구 도약의 매우 중요한 시기인데 비전과 열정을 갖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해 불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이런 가운데 김 지사는 그동안 3선 출마에 대해 “도민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히면서 “당장 출마를 선언하면 일하는데 문제가 있으니 시기를 봐서 출마를 공식화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전국 17개(세종시 포함) 광역단체장 중 새누리당에선 김관용 지사만 유일하게 3선 꿈을 이어가고 있다. 허남식(64) 부산시장, 박맹우(62) 울산시장이 3선 제한에 걸려 불출마하고, 재선인 김문수(62) 경기지사는 대권 도전을 목표로 불출마를 선언했다. ‘건너뛰기 초선’인 염홍철(69) 대전시장도 불출마한다. 홍준표(69) 경남지사, 우근민(71) 제주지사, 유한식(64) 세종시장은 모두 초선이다.김 지사는 고령(71)인 데다 당의 광역단체장 2연임 축소설 등이 부담이다. 특히 인구가 가장 많은 포항 등 동부권을 기반으로 하는 박 시장의 출마 선언이 김 지사에 엄청난 압박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포항시장은 중앙당 당헌·당규 개정 결론을 기다리는 소극적 자세에서 탈피해 도지사 출마 승부수를 띄움으로써 선명한 의지표명과 함께 결단의 리더십을 각인시키는 부수효과가 예상된다.경북의 최대 도시인 포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박 시장의 지사 출마 가세로 도지사 선거가 서부권인 구미출신의 김관용 지사, 북부권인 안동이 본거지인 권오을 전 의원 등과 치열한 지역 대결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