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치 예술의 선구자 마르셸 뒤샹의 LHOOQ 복제(수염난 모나리자) 이후 그의 후배들에 의해 패러디 된 작품들입니다. 무한한 복제와 저급한 모방이라는 소비사회의 속성을 또한 속악한 일상의 세속적 욕망을 고급예술의 대명사 격인 모나리자 위에 덧씌우고 있습니다. 시사 하는 바가 크죠. 키치는 고급예술처럼 보이는 통속예술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저급성의 총칭이 아니라 고급과 저급의 경계를 허무는 포스트모던적 미학의 유목적 횡단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고급의식과 저급의식의 구분으로 말미암은 지성의 계층화에 대한 반발이며, 억제된 욕망에 대한 솔직한 자기고백과 그로인한 자기해방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일종의 예술가들의 고해성사죠. 물론 소비사회의 저급한 B급 예술과 인간 정신의 고결한 결정체인 고급예술을 같은 선상에서 논한다는 것에 회의를 표출하는 많은 비판들이 존재하구요. 저는 사실 이 논쟁에 대해서 개인적 입장은 유보적입니다. 사실 저는 고급예술 보다는 B급 예술 정서가 더 맞습니다만, 둘의 가치가 동일하게 간주된다면 해명 할 순 없지만 어떤 위험과 함정이 도사리고 있을 것만 같은 불안이 있습니다.   이 그림들은 지난 시절 작가 스스로가 지탱해온 댄디적 정체성 ,즉 고급예술가로서의 허위의식을 자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자백은 마치 우리 일상의 가장 불편한 진실을 보여주고자 하는 듯합니다. 사실 난해한 고급예술 보다는 즉각적인 쾌감을 선물하는 B급 예술이 더욱 위안이 될 때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그러한 쾌감에 상당히 방어적일 때가 많죠.하지만 그러한 솔직함 때문에 쾌감과 저급함에만 관심이 집중되다 보면 예술은 마모적인 소비재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러한 대중성을 외면하고 난해한 엘리트주의로 전향한다면 여전히 예술은 엄숙한 어떤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래서 키치주의자들은 수잔 손탁의 캠프개념을 도입했다고 합니다.캠핑이라는 참여자 모두가 동등하게 낯선 장에서 이루어지는 욕망의 교류, 외부로 부터 인정과 인준받기 위한 형식적 시선에서 벗어나서 오로지 자기 자신의 정서에 집중할 수 있는 터로서의 캠프는 시사 하는 바가 큽니다. 오로지 자신의 미감에 솔직하게 집중 할 수 있는 것이죠. 물론 그것이 전체적으로 보아 대량 복제의 것이라 해도 말이죠.철학자 고병권은 `손탁의 캠프개념은 비정치적인 감수성이자 스타일을 뜻한다. 그것은 더 나아가 철지난 것들에 대한 애착이자, 고급문화의 진리, 아름다움, 진지함이나, 긴장이나 불안을 주로 한 창조적 감성과는 다른 제3의 감성, 즉 ‘실패한 진지함’으로서 미학의 문제에 속한다. 따라서 내용보다는 스타일, 도덕보다는 미학, 비극보다는 아이러니의 승리로, 궁극적으로는 대중문화의 시대에 댄디가 되는 법이다. 해서 캠프의 감식가는 대중예술의 조악함에서 쾌를 느끼고, 원본과 대량복제를 구분하지 않으며, 끝없는 반복에 질리지 않고, 모든 대상을 민주적 동등성으로 대하며 결국 ‘너무 나빠서 좋다’고 할 정도로 천박함을 사랑하는 감성인 것이다.` 라고 이야기 합니다.저는 그렇습니다. 대중문화의 B급 정서. 저는 그것이 너무 나빠서 좋습니다. 솔직히 고해 성사한다며, 즉각적인 쾌감을 선물하는 B급 예술에서 뿜어지는 헛헛한 웃음이 더욱 매력적일 때가 많습니다. 저에게는 저급한 예술의 품이 더욱 아늑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솔직한 감정에만 집중하는 것이 불안하기도 합니다.     글쓴이|이재호현직 중고등학교 역사교사로 재직 중 철학, 미학, 역사, 교육학 등에 관심이 많으며, 이를 공부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를 즐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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