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채꽃, 청보리, 메밀꽃 등으로 전국적 명소가 된 포항 호미곶 경관농업단지에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 포항시가 벤치마킹에 나섰다.지난 16~18일, 포항시는 호미곶경관영농조합법인 조합원, 포항테크노파크 연구원들과 함께 경관농업과 치유농업,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제품과 수제맥주 등 ‘6차산업 및 농업과 관광의 융합’을 실현시키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했다.▶ 지역 특산물을 제품화하다 : 제주맥주 양조장가장 먼저 제주맥주 양조장을 방문했다. 경영상의 어려움은 안고 있으나 제주맥주의 브랜딩과 이와 관련된 제품은 포항수제맥주의 개발방향과 차별화에 있어 본보기가 될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고 있었다.   첫 번째는 제주맥주의 주원료다. 맥주의 90%는 물이 차지하고 있는데, ‘삼다수’로도 유명한 제주의 깨끗한 물을 주원료로 하여 제주맥주만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보리 맥아는 독일, 체코 등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포항수제맥주가 현재 대부분 원재료의 국산화를 시도하는 점에서 제주맥주와의 차별을 두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두 번째는 제주맥주의 양조과정이다. 제주맥주의 밀맥주는 맥아 함량이 50% 내외로 일반적인 맥주와 비교하였을 때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다른 제품은 대기업의 일반맥주와 대동소이한 점이다. 포항수제맥주는 이러한 ‘일반맥주’와는 달리 맥아 함량을 높여 이들과 분명한 차이를 두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포지셔닝도 중요하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의 제품이 즐비한 일반맥주시장에 뛰어들 것이 아니라, ‘수제맥주’로의 정체성, 즉 맥아 함량을 높여 ‘일반맥주’와는 다른 위치를 선점해야할 것이다.   세 번째는 제주맥주의 브랜드를 활용한 제품(Goods)이다. 제주맥주의 브랜드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은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홍보 효과에도 한몫하고 있다. 캐릭터를 적용한 미니잔, 보온쿨러, 몽돌 비누 등 브랜드와 지역의 특징을 살린 제품을 개발하여 맥주 판매와 함께 시너지효과를 얻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포항수제맥주 이광근 대표는 “이러한 브랜드, 캐릭터, 지역의 특징을 살린 맥주를 비롯한 제품개발뿐만 아니라 제품의 고급화를 통한 간접적인 홍보와 소비자들의 눈 길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관’에 ‘치유’를 더하다 : 제주 치유농업 현장다음 일정으로는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치유농업센터를 방문하여 제주도 치유농업의 현황과 애로사항 등을 청취했다. ‘힐링’붐이 일었던 과거에서 나아가 ‘농업’과 결합한 ‘치유’농업이 현재는 각광받는 추세다.   치유농업이란 농업·농촌의 자원 등을 활용하여 신체, 정서, 심리, 인지, 사회 등의 건강을 도모하는 활동과 산업을 말하는데, 포항시는 경관농업에서 한발 더 나아가 치유농업과의 연계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 치유농업센터 농촌활력팀 이양숙 팀장으로부터 치유농업의 추진경위, 운영실태, 현황, 애로사항 등을 전해 듣고, 포항의 상황과 비교하여, 추진 및 접목 가능성, 대상지역, 경관농업과의 연계성 등을 검토하는 계기가 됐다.포항시 농촌활력과 조성환 팀장은 “포항에서도 치유농업프로그램 개발과 치유농장을 육성하는데에 문제될 게 없다”며, “경관농업과 연계한 치유농업의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 포항시의 특징을 살린 치유농업센터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메밀꽃에서 메밀 제품으로 : 제주 메밀문화원 포항 경관농업단지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는 메밀은 꽃의 만개로 인한 볼거리 제공뿐만 아니라 메밀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개발을 통해 먹거리로의 활용 가능성도 있어서 부가가치가 높은 작물이다.국내에서 가장 많은 메밀수확량을 자랑하는 제주는 1년에 두 번 수확할 정도로 기후가 적당한 곳이다. ‘신이 내린 곡물’이라고도 불리는 메밀은 ‘팝콘’과도 같은 꽃이 만개한 밭을 거닌다면 포토존이 따로 없을 것이고, 구수한 꽃향기가 ‘옥의 티’이기는 하지만 수확되는 메밀은 버릴 것 하나 없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   국수, 씨리얼, 팬케이크, 차, 꿀 등과 같은 음식으로도 이용되며, 어린순과 메밀싹은 새싹채소로, 꽃과 잎은 약용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껍질을 이용한 베개도 있다. 다만, 경제적 요소를 고려하였을 때 수익이 그나마 보장되는 재배면적의 일정한 기준이 있고, 물빠짐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장소적 한계가 있어 수확으로 이어지는 것이 까다로운 작물이기도 하다.   호미곶경관영농조합법인 하종훈 회장은 “포항에서는 이와 같은 메밀 재배의 취약성을 극복하여, 경관에만 국한하지 않고 수확과 가공, 제품 개발과 판매에까지 이르는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현재 포항시와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선진지역 견학이 우리 농가들에게 피부로 와닿는 경험을 안겨주었다. 포항시 관계자분들게 감사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 포항만의, 포항스러운 경관농업 만들기이번 제주도 견학을 기획한 주무부서 농촌활력과 박영미 과장은 “포항시는 2018년부터 호미곶면 대보리 일원에 경관작물 재배를 시작하여 현재는 50ha(약 15만평) 규모로 확대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시너지를 위한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하며, “포항의 경관농업을 통해 관광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작물을 재배함과 동시에 농가에게는 작물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여 판매함으로써 소득증대뿐만 아니라 지역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한편 포항시는 2023년 한 해 동안 방문한 관광객이 759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룩한 가운데 상생의 손, 호미곶해맞이광장, 유채꽃축제 등 호미곶의 유무형 관광자원과의 단순한 연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농가들과의 상생을 통해 호미곶을 명실상부한 포항의 대표 농업관광지로 변화시키는 노력을 7년째 추진해 오고 있다.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계절마다 경관작물이 만개하고 주민들의 얼굴에도 웃음꽃이 만개한 호미곶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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