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대한민국 정치판에 등장한 이후, 그의 이름 앞에는 `분열의 아이콘`이라는 꼬리표가 어김없이 따라붙는다. 날카롭고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한다지만, 그 내용이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을 담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의 발언들은 남녀 갈등을 격화시키고, 특정 지역과 세대에 대한 편견을 공고히 하며, 심지어 인종 차별적인 시각까지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우리 사회의 통합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빗발친다. 갈등을 에너지 삼아 주목받는 그의 정치가 과연 한국 사회에 어떤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시점이다.
이준석, 여성 혐오의 민낯을 드러내다
지난 2025년 5월 27일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 TV 토론회에서 이준석 대표는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여성 혐오적 표현을 공론의 장으로 끌어들여 국민적 공분을 샀다. 그는 다른 후보들을 향해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는다`는 표현이 여성 혐오에 해당하는지를 질문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이는 해당 표현 자체의 폭력성과 혐오성을 여과 없이 전파하고 정당화하려는 시도로 읽히기에 충분했다.
해당 발언은 지난 2021년 대선 당시 인터넷 커뮤니티 `펨코`에서 이재명 후보 아들의 인터넷 발언을 짜집기하여 소위 `조리돌림`했던 사건에서 비롯됐다. 이재명 후보 아들의 음식 관련 게시물 댓글과, 커뮤니티 발언 수위 규정에 대한 댓글을 짜맞춰, 마치 아이돌 여가수에 대해 성희롱적 발언을 한 것처럼 가짜뉴스를 퍼트렸던 것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불송치 및 무혐의 결론이 났지만, 이준석 후보는 그러한 사실 및 결과와 무관하게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혐오 여론을 상기시키고자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발언이 전파를 타자마자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저질", "방송에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력적 표현"이라며 즉각적인 사퇴와 의원직 제명을 요구했고, 국민의힘 내부에서조차 "적절하지 못한 발언"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은 "여성 시민에 대한 폭력과 비하의 표현을 그대로 재확산한 작태"라고 규탄하며 이 대표의 정치인으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았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이 대표를 경찰에 고발하기까지 했다. 법조계에서도 해당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비방 및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반페미니즘` 선동과 그 위험성
이준석 대표의 `갈라치기` 정치는 특히 젠더 이슈에서 첨예하게 드러난다. 그는 지속적으로 반페미니즘 정서를 자극하며 청년 남성들의 표심을 얻으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과거 "20대 여성은 어젠다 형성에 항상 뒤쳐진다"며 여성의 투표 의향을 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으며, 최근에는 "여성도 경찰, 소방관이 되려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 또다시 젠더 갈등에 불을 지폈다. 이러한 주장은 병역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특정 성별에 대한 적대감을 부추겨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라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그의 이러한 행보는 `여성가족부 폐지`와 같은 단순한 정책 방향 제시를 넘어, 페미니즘을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여성들의 목소리를 폄훼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는 건강한 토론을 통한 양성평등 실현이 아닌, 성별 간의 대립과 혐오를 조장하여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공정`의 이름으로 지역 격차를 외면하다
이준석 대표는 `공정`을 기치로 내걸지만, 그의 정책 제안 중 일부는 오히려 지역 간 불균형을 심화시키고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대표적으로 그가 제21대 대선 후보로서 내세우고 있는 "최저임금 지역 자율화 공약"은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경제적 격차를 더욱 벌리고, 지역 소멸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각 지역의 경제적 기반과 생활 수준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 시장 논리에만 기댄다는 점에서 비판받았다. 이는 특정 지역 주민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결과적으로 지역 간 위화감과 갈등을 조장할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공정`이라는 구호 뒤에 숨어, 실질적인 지역 격차 해소보다는 정치적 논쟁거리 생산에만 골몰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청년 표심에 기댄 위험한 줄타기
이준석 대표의 갈등 조장 정치는 세대 문제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청년층의 어려움을 대변한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그 방식이 특정 세대에 대한 혐오와 배제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개혁신당 대표 시절 "노인 지하철 무임 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노년층과의 갈등을 전면화했고, "경마장역 발언" 등으로 특정 세대의 여가 생활을 비하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되었다.
또한, 제21대 대선 후보 시절 경쟁자였던 김문수 후보를 향해 "74세에 뭘 성장하냐"는 식의 발언은 노년층에 대한 비하이자, 나이에 기반한 차별적 시각을 공공연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발언들은 세대 간 이해와 통합보다는 갈등과 분열을 부추겨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계산된 행동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다양성을 거부하는 편협한 국수주의
이준석 대표의 문제적 발언은 국내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3년 11월, 그는 인요한 당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의 만남에서 인 위원장에게만 영어로 대화하며 "당신은 이제 우리(one of us)의 일원이 되셨으니 민주주의에 더 신경 쓰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인요한 위원장은 특별귀화를 통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고, 그의 가문은 수대에 걸쳐 한국 사회에 기여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의 발언은 인 위원장의 `온전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의심하고 타자화하는 인종차별적 언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흐름에 역행하는 매우 편협하고 위험한 인식이다. 한 나라의 유력 정치인이 공적인 자리에서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제 사회에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국내 거주 외국인 및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젊은 후보가 보여준 구태의 정치... 이제는 사라져야 할 분열과 혐오의 진원지
이준석 대표는 `젊은 정치`, `새로운 바람`을 표방하며 등장했지만, 그가 보여준 행보는 실망스럽게도 구태 정치의 악습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뉴스타파 보도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과거 그가 김성진 씨의 사기 행각에 `얼굴마담` 역할을 했던 정황이나 성접대 의혹 등은, 그가 내세우는 `새로움`과는 거리가 먼, 도덕적 해이와 구시대적 유착 관계를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윤리적 문제뿐 아니라 그는 여성, 특정 세대, 지역, 다른 인종에 대한 노골적인 혐오 발언과 갈라치기 전략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이는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공동체의 건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 젊은 정치인의 등장이 낡은 정치 문법의 혁신이 아닌, 오히려 더욱 교묘하고 자극적인 방식으로 분열과 혐오를 확산시키는 진원지가 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 정치의 큰 불행이다. 이제는 이러한 구태의 반복을 단호히 거부하고, 상호 존중과 연대에 기반한 진정한 새 정치의 토양을 만들어야 할 때다. 분열과 혐오에 기댄 정치는 더 이상 우리 사회에 발붙일 곳이 없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