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철마다 거론되는 부정선거, 선거조작, 여론조작 의혹은 대한민국의 건국 시점부터 반복되어 왔고, 그때마다 정치권에서는 서로가 상대를 부정선거의 주범이라 공격하는 공방이 끊이질 않는다. 역대 부정선거는 어떻게 이뤄졌으며 대한민국 선거조작의 진원지는 어디인지 찾아봤다.
윤석열/김건희 명태균 게이트
가장 최근의 부정선거 의혹은 123 계엄 내란 사태로 탄핵된 국민의힘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내외다. 명태균이라는 정치 브로커를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미래한국연구소`, `PNR`를 이용해 다수의 불법 여론조사 및 여론조사 조작을 시행했고, 이에 관한 비용을 지방 조직폭력배 출신을 동원해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천 희망자들로부터 충당했다는 의혹이다. 뿐만 아니라 2022년 6월 보궐선거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명태균을 통해 국민의힘의 국회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 대선 후보 중 한명인 이준석 후보 또한 깊이 관여한 증거가 발견되며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제18대 대선 개표조작 의혹
국민의힘의 전신인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당선 시 개표과정에서 인위적인 개입이 있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었다. 후보별 분류표와 미분류표의 상대적 차이, 이른바 K값(상대적 득표율)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베(일간 베스트) 정치 게시판의 한 네티즌이 대선을 9일 앞둔 12월 10일에 "51.6% 어떻노? 과반 득표 하면서, 5.16 정신 계승."라며 마치 개표 결과를 미리 알고 있다는 듯 한 늬앙스의 게시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사실이 밝혀지며 부정선거 의혹은 더욱 깊어졌다.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적인 부정선거 시도였다. 드루킹(김동원)이라는 블로거가 민주당 김경수 의원과 인터넷 기사에 문재인 당시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댓글조작을 벌였던 사건이다. 드루킹은 여론조작 대가로 김경수 의원 등에게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청탁하였으나 거절당하자 반대로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였고 더불어민주당이 댓글 조작 현황을 경찰에 고발하여 체포됨으로써 정황이 드러났다. 이 사건을 통해 한때 대선주자로도 거론되었던 김경수 의원은 징역 2년의 형량을 받고 의원직을 상실, 수감되었다가 2022년 윤석열 정부에 의해 특별사면되었다.
이명박 정권, 국정원 및 국방부 여론조작 사건
제18대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목적으로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경찰청 등 국가 예산으로, 국가기관을 이용하여 여론을 조작했던 심각한 사태였다. 조현오 경찰청장부터 원세훈 국정원장까지 수많은 관련자들이 구속되었으나 대부분 윤석열 정부에 의해 특별사면되었다. 당시 국정원 직원이었던 김하영이 역삼동 한 오피스텔에서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방글을 올리고 있던 중 찾아온 선관위와 경찰들로부터 "셀프감금"을 한 사건으로도 유명하다.
한나라당, 선관위 사이트 디도스 공격 사건
10.26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의 공현민 비서관이 선관위와 당시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홈페이지 접속을 막기 위해 디도스 공격을 감행한 사이버 테러 사건이다. 고작 7급 공무원 신분인 수행비서의 단독 범행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는 상황이며, 당시 이명박 대통령실이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전화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청와대 연루설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이전 이회창 후보 당시 총풍과 차떼기 사건에 이어 세 번째 대형 부정선거를 저지른 한나라당은 결국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변경하게 된다.
한나라당, 총풍 / 차떼기 사건
1997년 대선 당시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청와대 오정은 행정관 등이 북한 박충 참사관을 만나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 시위를 청탁한 사실이 밝혀진 대표적인 북풍 사건이다. 이회창 캠프는 이 사전과의 연관성을 강하게 부정했으나, 결국 이회창 후보는 낙선했고,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었지만, 한나라당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02년 대선 때 한나라당은 여러 대기업들로부터 불법 대선자금을 받던 중에 금융실명제를 피하기 위해 대량의 현금을 트럭 째로 전달받은 그 유명한 "차떼기" 사건까지 벌이게 되었고, 이회창 후보는 완전히 실각,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며, 한나라당의 부정선거가 두 번 연속 민주정권의 탄생에 기여하게 된다.
부정선거와 여론조작의 유구한 DNA와 비참한 말로
한나라당-새누리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고 있는 반복된 부정선거와 여론조작의 계보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을까? 여기에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에서 보여줬던 역사적 전례가 뒷받침되고 있다.
이승만이 민주당 장면 후보의 당선을 막기 위해 저질렀던 3.15 부정선거, 박정희-전두환으로 이어졌던 독재 유신헌법의 상징 간선제 `체육관 선거`, 노태우가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군부를 통해 군장병들의 투표에 개입하고 조작했던 `군 부재자 투표 부정선거`까지. 어찌보면 자유당 시절부터 국민의힘당까지 정권마다 단 한번의 예외없이 부정과 의혹이 계속된 셈이다.
그리고 그러한 부정의 최대 수혜자이자 당사자였던 당시 대통령들의 말로는 모두 비참했다. 이승만은 하야했으며, 박정희는 암살되었고,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은 구속, 이회창은 낙선 후 다시는 재기하지 못했으며, 박근혜와 윤석열은 연이어 탄핵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아무리 당명을 바꿔도 부정의 DNA는 변치 않고 더욱 진화해나간다. 제대로 심판받지 않았던 과거의 전례가 미래의 후대에게 다시금 부정을 저지를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6.3 대선을 앞둔 지금 국민들의 투표가 중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