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남부의 한 병원을 공격해 로이터, AP, NBC 등 서방 언론 소속 기자 5명을 포함해 최소 20명이 숨졌다. 전시에도 보호받아야 할 의료시설과 언론인을 향한 폭격이 재차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다. 2023년 10월 침공 직후부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병원과 의료시설을 집중적으로 타격했다. 개전 열흘 만에 57곳이 폭격당했으며, WHO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까지 총 735차례 공격이 기록됐다. 이로 인해 환자·의료진 917명이 사망했고, 1,411명이 부상했다.
특히 2025년 5월 13일,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 인근 유럽가자병원을 공습했다. 당시 WHO 요원들이 응급환자 이송 준비를 하고 있었고, 병원 도착 시간과 이동 시간까지 이스라엘군에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폭격이 감행됐다. 그 결과 28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이는 단순 오폭이 아니라 국제인도주의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전쟁 범죄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제네바협약 제4조는 “민간 병원은 어떤 경우에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언론인 희생 규모는 더욱 충격적이다. 미국 브라운대 왓슨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 전쟁에서 사망한 기자 수는 미국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 유고 내전,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2023년 10월 이후 이스라엘군에 의해 숨진 기자는 200명이 넘으며, 전 세계 전쟁 기자 전체 희생자의 10%를 가자지구가 차지한다. “언론인을 겨냥한 조직적 학살”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민간인 피해도 참혹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 영유아 4만 명이 아사 위기에 처해 있다. 의료시설 파괴와 식량 봉쇄가 겹치면서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스라엘은 공습을 멈추지 않았다. 현지시간 9월 7일, 가자시티 공습으로 최소 50명이 목숨을 잃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외교적 대가를 치르더라도 위협 제거가 우선”이라며 국제사회의 경고를 일축했다.국제법의 근간은 민간인과 비전투원을 보호하는 것이다. 하지만 병원, 기자, 아이들마저 표적이 된 현실은 “이스라엘이 제네바협약을 휴지조각으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낳는다. 인권 단체들은 “이는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국제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 경고한다.이스라엘의 병원 폭격, 기자 학살, 아동 아사는 단순한 전쟁 범죄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성에 대한 도전이다. 국제사회가 눈을 감는 순간, 우리는 모두 이 대학살의 공범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