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미곶해맞이광장에서 시작된 새로운 실험한반도의 가장 동쪽 끝,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 호미곶. 매년 새해 첫날이면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곳에, 14일은 또 다른 인파가 모였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은 호미곶 해맞이광장이 미식과 문화가 어우러진 ‘호미곶 경관푸드 페스타’의 무대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이번 행사는 포항시가 경관농업과 로컬푸드를 결합해 마련한 새로운 시도다. 단순히 꽃을 심고 농경지를 가꾸는 데서 그치지 않고, 농업을 ‘맛’으로 재해석해 관광자원으로 확장하려는 첫걸음이다. 그 중심에는 호미곶 로컬농업문화관 ‘호미곶간’의 시범 운영이 있었다.   □ ‘경관음식’, 청년 셰프들의 도전   페스타의 백미는 단연 청년 셰프들이 선보인 경관음식이었다. 지역에서 자란 유채·보리·메밀을 재료로 한 ▲명란마제소바 ▲메밀타코야끼 ▲메밀 잠봉뵈르가 무대에 올랐다. 익숙한 듯 낯선 조합은 호기심을 자극했고, 한입 맛본 관람객들의 표정은 곧 환호로 바뀌었다.“경관농업은 눈으로 보는 즐거움만 있는 줄 알았는데, 먹는 즐거움까지 주네요.” 현장을 찾은 한 시민의 말처럼, 이날 음식은 경관농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거였다아이들을 위한 키즈 쿠킹클래스와 전통 차 문화를 접목한 차회(茶會) 체험도 마련됐다.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체험프로그램은 축제를 ‘가족 잔치’로 만들었다.   □ 먹고, 쉬고, 즐기는 복합 축제 행사장 곳곳은 미식뿐만 아니라 여가와 문화로 가득했다. 잔디밭에서는 버블쇼와 인디밴드 공연이 이어졌고, 빈백과 돗자리, 캠핑존이 마련돼 관람객들은 편안히 앉아 맥주와 음식을 곁들이며 축제를 즐겼다. 단순한 박람회나 전시회가 아닌,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겠다는 기획 의도가 빛났다.□ ‘호미곶간’, 판매장을 넘어 문화 거점으로무대의 또 다른 주인공은 ‘호미곶간’이었다. 리모델링을 통해 새롭게 문을 연 이 공간은 단순한 판매장이 아니었다. 이날은 경관농업 관련 농산물, 포항의 열대과일, 수산물, 로컬 굿즈가 가득한 팝업스토어로 운영되며, 방문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포항시는 이번 시범운영을 통해 공간 활용과 프로그램 효과를 점검하고, 향후 정식 개관 시에는 농업·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복합 거점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니라, 전시·체험·휴식이 결합된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 경관농업,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해 경관농업은 이제 단순한 풍경 관리가 아니다. 농업과 관광, 그리고 로컬푸드가 융합한 6차 산업화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번 경관푸드 페스타를 계기로 호미곶 경관농업과 로컬푸드의 매력을 널리 알리고, 지역 농어업인과 청년 창업자가 함께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모델로 확산하겠다”고 하며, “무엇보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지역 제품들이 지역에 판매할 수 있는 오프라인 장소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호미곶의 바다와 들판, 그리고 그 위에 피어난 음식과 문화. 이번 축제는 농업이 어떻게 도시와 사람을 잇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 ‘그곶에 가고싶다’는 단순한 수식어가 아니라, 이제는 ‘그 맛을 다시 느끼고 싶다’라는 새로운 이유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다.호미곶은 매년 해맞이 명소로만 기억되던 곳에서, 이제는 농업·문화·관광이 만나는 실험실로 변신하고 있다. ‘호미곶간’이 정식 개관하는 날, 포항의 경관농업은 또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까. 이번 축제는 그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서막이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