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강행된 `자원외교`의 처참한 성적표가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국가 재정을 짓누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13.5조 원에 달하는 MB 시기 부채로 인해 매년 6천억 원 이상의 이자를 지불하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과거의 부실 투자가 현재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영업이익 나도 `자본잠식`... MB 자원외교 부채의 역설   지난 17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세종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업무보고 현장은 석유공사의 참담한 재무 상태를 성토하는 자리가 됐다. 최문규 석유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보고를 통해 "과거 MB 정부 시절 차입한 부채 13.5조 원에 대한 이자 비용만 올해 약 6,300억 원에 달한다"며, "현장에서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막대한 이자 비용 탓에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구조적 모순에 빠져 있다"고 토로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경영난이 아니다. 지난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권향엽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석유공사의 자산은 약 20조 4,916억 원인 반면 부채는 21조 8,1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보다 빚이 더 많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자 비용은 2026년 6,950억 원, 2027년에는 7,200억 원 규모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4대강 사업, 방산비리와 함께 `사자방` 비리로 불렸던 자원외교의 폐해가 현재 진행형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98%가 `물`이었던 유전... `빈 깡통`에 쏟아부은 국민 혈세   자원외교 비리의 핵심은 수익성 검증 없이 추진된 이른바 `비유망사업`과 `빈 깡통` 기업 인수에 있다. 당시 전체 투자의 무려 87%가 부실 투자로 분류될 만큼 전문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채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확보된 자산들은 매각조차 불가능하거나, 경영난으로 부도가 확실시되는 부실기업들이 주를 이뤘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당시, 이 무리한 투자의 배경에 불법적인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실패 사례인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 사업은 자원외교의 허구성을 상징한다. 2018년 재조사 결과, 하베스트사가 보유한 유전에서 나오는 액체의 98%가 석유가 아닌 `물`이었음이 밝혀져 충격을 주었다. 소위 `망한 회사`였던 하베스트사에 MB 정부는 3년간 약 1조 원을 투입했으나, 결국 900억 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했다. 이 단일 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국가적 손실액만 부채를 포함해 약 2조 5천억 원에 달한다. 국민의 혈세가 해외 부실기업의 뒷설거지에 쓰인 셈이다. 하베스트·대왕고래까지 반복된 실패, 되풀이된 무능의 역사   이날 업무보고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실패뿐만 아니라,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포항 영일만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부실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타국 유전의 생산 원가가 배럴당 40~50달러 수준인 데 반해, 70달러가 넘으면 채산성이 없다"고 지적하며,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사업에 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려 했던 배경을 강하게 질책했다. 실제로 석유공사는 지난 9월, 해당 지역의 가스포화도가 6.3%에 불과해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추가 탐사를 중단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추진 당시부터 무속인 천공의 `산유국 가능성` 발언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며 의구심을 키웠던 사업이다. 친윤계 내부에서조차 `무능하다`는 비판이 나왔던 이 프로젝트는 결국 MB식 자원외교의 무모한 답습이었다는 평가 속에 막을 내리게 됐다. 과거의 부실 투자가 현재의 재정 건전성을 파괴하고, 정치적 목적의 무리한 사업 추진이 미래의 기회비용을 앗아가는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한 철저한 책임 추궁과 구조조정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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