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낮에 저는 작가로서, 포항시민으로서, 박용선 포항시장 국민의힘 예비후보에게 공개 질문을 던졌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수십억 원 횡령 피의자 신분>과 <2천만원 공직선거법위반 피의자 신분>에 대하여 시민들 앞에서 당당하게 <나는 무죄>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무죄추정 원칙에 의지해 출마했다면 당연히 <나는 무죄>라고 주장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다면 스스로 사퇴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요지였습니다.이에 대한 공개 답변 성격인지 모르겠으나, 23일 저녁 포항MBC 뉴스에 그의 발언이 나왔더군요. 이래서 저는 한 번 더 펜을 잡게 되었습니다.<박용선 예비후보는 사법리스크는 있지만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해명했습니다.> 이어서 그의 육성도 나오더군요. <"지금 경찰에서 수사중인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9월에 검찰에 송치했다가 검찰에서 보완수사를 내려가지고 지금 수사중에 있다는 말씀드리고요."> 위에서 <과장된 측면>이란 무엇일까요? 언론에 보도된 횡령액이 너무 과다한 액수라는 것일까요? 수십억 원이 아니고 십수억 원이란 말인가요? 저는 알아듣지 못했습니다.그러나 그에게 더 묻지 않기로 합니다. 거액 횡령 혐의든 2천만원 혐의든 무엇보다도 <무죄>라고 당당히 주장하지 않고 있으니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저는 자진 사퇴야말로 진정한 포항사랑이며 용기라는 고언(苦言)을 보냅니다. "당신은 포스코에서 16년 근무했고, 포스코 협력업체를 통해 재력을 축적했고, 그걸 바탕으로 포항 정치동네에 나가, 포항 국회의원들과 관계를 맺고 공천을 받아, 도의원을 지냈습니다. 당신의 인생을 돌아보면, 그만큼 돈을 모으고 출세한 것은 무엇보다 포스코와 포항에 크게 신세를 졌잖아요? 그러니 지금 여기서는 포스코의 명예와 포항의 자존심을 위해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아야 옳지 않을까요? 이것이 진실로 포항사랑을 실천하는 길이고, 인간의 도리와 예의를 지키는 참된 용기일 겁니다. 또한 당신이 진정으로 국민의힘을 아낀다면, 비록 중앙 지도부가 몰라주더라도, 그 당에 은혜를 갚으며 헌신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여기서 저는 포항시민과 포항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이렇게 제안하고 약속해 봅니다. "만약 박용선 예비후보가 포스코, 포항, 국민의힘을 위하여 자진사퇴의 결단을 내린다면, 포항시민이 연대서명하여 사법 당국과 재판부에 그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합시다. 그때 저는 탄원서를 직접 쓰겠습니다."그런데 예비후보 등록 바로 다음 날에 자진사퇴했던 사람(김순견)의 뒤를 이어서, 19일에 컷오프 당한 두 사람(공원식,이칠구)이 `박용선 지지`를 공표했다는 소식도 들려오는군요. 그들 3명도 이제는 예비후보가 아닌 시민이고, 저도 역시 그러하니, 똑같은 시민의 자리에서 몇 말씀 보태겠습니다.박용선, 김순견, 공원식 3명이 선후배 관계든 포스코 협력업체로 재력 쌓은 공통점의 관계든, 나머지 한 사람(이칠구)도 포함한 4명이 이해타산 관계든 박용선을 적임자로 믿는 관계든, 그 속의 계산이나 판단은 그들의 자유니까 전혀 저의 관심거리가 아닙니다.저의 청춘에서 1998년 IMF사태 때부터 새천년(2000년) 봄날까지는 박태준 자민련 총재의 특보로서, 그분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과 국내외 언론들의 수많은 서면 인터뷰를 도맡은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작가로 살아갈 것"이라며 당적을 거절했고 여태껏 정당에 가입한 적 없는 저는 며칠 전부터 포항 국민의힘 당원들의 마음이 궁금합니다. 포항지청 검찰 관계자가 박용선 예비후보에 대하여 <보완수사 중에 있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할 예정>이라 밝혔는데(뉴시스 1. 18), 당원들이 그 3명의 "나를 따르라"는 외침대로 투표할까요? 박용선 예비후보나 그 3명 위에는 김정재, 이상휘라는 국회의원이 있잖아요? 만약 두 국회의원이 모종의 지령을 내린다면, 그때 가서 따를까요? 만약 두 국회의원이나 그 3명이 범법적 혐의로 비난받으면서 <나는 무죄>라고 주장도 못하는 후보를 밀어주자고 한다면, "에이, 포항과 당을 위해 그건 아니지요?"라며 거부하지 않을까요? 비록 저는 정당 내부의 경선 투표 체험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만, 대다수 당원은 저의 궁금증에 대해 "여보쇼.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우리가 국회 본회의장에 즐비한 로봇이나 거수기도 아닌데, 그런 어리석은 기대는 SNS도 없던 옛날의 일이요." 하고 발끈할 것 같습니다. 어차피 국민의힘 후보를 뽑는 투표이고, 더구나 포항시장 후보를 뽑는 투표 아닙니까? 당원인 동시에 포항시민 아닙니까? 저처럼 당원이 아닌 시민과 마찬가지로 당원 대다수는 예비후보들의 도덕성, 경력, 능력 등을 세심히 비교하고 포항의 미래를 내다보며 신중히 선택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평양 투표도 아니고, 부정선거 시비도 없고, 말 그대로 헌법이 보장한 비밀무기명 투표인데, 어느 누구든 감히 인격의 주체에게 부끄러운 일을 강요할 수 없지 않습니까?다시 봄이 돌아왔습니다. 형산강둑이 파릇파릇 물들고 있습니다. 저 초록빛이 고향 사람들의 가슴마다 물들기를 삼가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