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강박증이 있습니다. 특정 생각과 행동을 지나치게 반복할 때가 있습니다. 가령, 운전할 때 신호 위반은 안 했는지, 속도를 위반해서 과태료 통지서가 집으로 날아오지는 않을까? 걱정합니다. 출근한다고 집을 나서면 환기가 되게 창문을 조금 열어났는지, 보일러 온수 버튼은 껐는지, 가스밸브는 잠갔는지, 전등을 비롯해서 전자 제품들은 잘 껐는지 계속 생각합니다. 일을 할 때는 오늘 무슨 일들을 해야 하는지, 언제쯤 그걸 하면 되는지 등을 무수히 반복합니다. 퇴근하면 내일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죠. 심지어 지갑 안에 주민등록증, 교통카드, 체크카드 등이 잘 있는지도 5번씩 확인합니다.이렇게 글로 적으니까... 제가 확실히 제정신은 아니네요... 강박증 덕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꼼꼼하고, 신중하다는 이야기를 가끔씩 듣습니다. 하지만 어떨 때는 과할 때가 있어서 괴롭습니다. 제게는 하등 도움이 안 되는 잡념과 걱정이 계속 머리에 맴도니까 정말 힘들어요.저의 이런 강박증, 잡념, 걱정을 류쉬안 박사(하버드대학교 심리학 박사, 「성숙한 어른이 갖춰야 할 좋은 심리 습관」 저자)는 ’비이성적인 반추적 사고‘라고 설명합니다. 여러분, 이성적 사고가 뭘까요? 대략 머릿속에 그려지실 텐데 제가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이성적 사고 = 합리적 사고 = 적절한 사고이성적 사고는 바꾸어 말하면 합리적 사고입니다. 즉 적절한 사고라는 거죠. 나와 관련된 어떤 요인, 조건, 환경, 상황 등을 고려해서 이게 맞는 건지 아닌지 등을 따져서 결국 내가 적절하게, 알맞게 생각하는 겁니다. `반추‘는 말 그대로 소가 여물을 되새김질하는 것처럼 어떤 걸 되풀이하는 겁니다. 그러니 제가 처음에 언급했던 저의 강박증이나 잡념, 걱정은 명백히 비이성적인 반추적 사고죠. 왜냐하면 그런 생각들을 한두 번은 괜찮지만 계속 끊임없이 반복해서 하는 건 저를 괴롭게 하고, 힘들게 하니까 저에게 적절한 생각이 아니잖아요.저는 확신합니다. 여러분 중에, 분명히 저처럼 비이성적인 반추적 사고 때문에 괴로운 사람이 있다고요. 점점 자신을 옭아매서 힘드셨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 분들을 위해 제 노하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저는 실제로 이 방법을 써서 비이성적인 반추적 사고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크게 4가지입니다.첫 번째는 알아차리는 겁니다. 출근하면서 집을 나올 때 ’내가 환기되게 창문을 좀 열어났나?‘라는 생각이 들 때 ’아! 내가 또 비이성적인 반추적 사고를 하는구나.‘라고 내 상태를 딱 알아차리는 겁니다.두 번째는 "스톱(Stop)"이라고 외치면서 "그만하자, 괜찮다, 문제없다."라고 크게 말합니다. 혼잣말을 크게 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니까 사람들이 있을 때는 속으로 말하세요. 박수를 짝 소리 나게 크게 한 번 치거나, 고개를 좌우로 도리도리 흔듭니다. 류쉬안 박사는 이런 것을 생각 중지 기술이라고 설명합니다. 비이성적인 생각이 꿈틀대기 시작할 때 곧바로 중지시키는 거죠. 우리가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빨간색 일시 정지 표지판`이나 `일시 정지 부호(ll)`를 떠올려도 좋습니다. 류쉬안 박사는 손목에 머리끈이나 고무줄을 차고 다니는 걸 권하기도 합니다. 비이성적인 생각이 들 때 머리끈이나 고무줄을 튕겨 손목에 충격을 주면 생각을 멈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건 아직 제가 사용해 보지는 않았지만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거 같아 소개했습니다.   세 번째는 나를 믿는 겁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겨도 내가 잘 대처할 수 있다고 믿는 거죠. 내가 보일러 온수 버튼 안 끄고 나가서 나중에 가스값 많이 나와도, 자동차 속도위반으로 과태료 나와도 ’까짓것 그냥 내지 뭐. 다음에는 조금 더 조심하자.‘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혹시 최악의 상황이 나에게 닥치더라도 내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나에게 있다고 믿으세요. 네 번째는 그냥 내 생각과 마음을 지켜보는 겁니다. 순간 힘들 수는 있겠지만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거죠. 강박증, 걱정, 잡념이 생길 때 저는 이 말을 혼잣말로 합니다. “내가 매몰되고 있구나. 내가 또 사로잡히려고 하는구나. 내 생각과 마음에 휩쓸려 가지 않도록 한 걸음 물러서자. 이것들이 그냥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자.” 제 안에서 일어나는 불편함을 그저 무심히 모른 척합니다. 예를 들면 마치 집에 불이 났는데 내가 아무것도 안 하고 멀리 떨어져서 지켜보기만 하는 겁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불편해서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잠잠해집니다. 불이 서서히 꺼지는(?) 느낌이 드실 겁니다.저는 옛날에 비하면 강박증이나 쓸데없는 걱정과 잡념이 꽤 줄었습니다. 여러분께 소개한 4가지 방법을 실제로 저는 활용하고 있습니다. 제 비이성적인 반추적 사고를 줄이는데 효과가 있었고, 심리적 여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었죠. 제가 소개한 방법이 여러분의 심리적 여유감을 키우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우리 주변엔 언제나 세균, 바이러스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면역력 때문에 쉽게 감염되지 않죠. 그런 것처럼 우리 머릿속에는 늘 우리를 괴롭게 옭아매는 걱정과 잡념들이 있지만 우리가 심리적 여유감을 키운다면 결코 비이성적인 반추적 사고에 휘둘리지 않을 겁니다. 물론 저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함께 행복해집시다.◎ 생각해 보기1. 여러분의 비이성적인 반추적 사고는 뭔가요? (여러분을 괴롭게 하는 걱정과 잡념은? 여러분에게도 혹시 강박증이 있나요? 어떤 강박증인가요?)2. 그런 것들이 여러분에게 어떤 도움이 되나요? 정말 도움이 되는 게 맞나요?(도움이 된다면 계속하시면 됩니다.)3. 만약 그런 것들이 나에게 도움도 안 되고, 나를 괴롭게 옭아매는 거라면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가요?4. 제가 소개한 4가지 방법을 여러분의 상황에 맞게 활용해 보세요. (알아차리기, 생각 중지하기, 나를 믿기, 휩쓸리지 말고 그냥 지켜보기)   글쓴이|이동석 현 두들러 교육매니저(교육콘텐츠 기획자)전 에이드컨설팅 교육사업팀 과장 - 건국대 교육학 석사교육부 후원, 제18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강연 (2021, 서울 코엑스)강의 분야 : 자기경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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