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두들러`에서 교육매니저로 일을 했습니다. 두들러에는 `사운드두들`이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모바일 기기에서 콘텐츠를 쉽고 간단하게 만들어, 업로드할 수 있는 앱입니다. 사운드두들은 두들러가 진행하는 대부분의 교육에서 활용됩니다.그렇기 때문에 교육 진행 전에, 신청자들에게 사운드두들 설치 방법, 로그인 계정, 사용 방법 등을 알려줘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 메일을 보내거나, 문자를 하거나, 단체 카톡 방을 만들거나, 전화해서 안내 사항들을 전달합니다.안내 사항에서 중요한 부분은 사운드두들이 안드로이드 핸드폰과 태블릿에서만 사용 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신청자들에게 아이폰과 아이패드, 노트북, PC에서는 설치가 안 된다고 연락해 알려드립니다. 과거에 제가 일을 할 당시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이렇게 연락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 진행 전에 신청자들에게 꼭 연락이 옵니다. 사운드두들 설치가 안 된다고요. 제가 확인해 보면 십중팔구 아이폰이거나 노트북에서 사운드두들 설치가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면 제가 친절하게 다시 사운드두들은 모바일 앱으로 현재 안드로이드 핸드폰과 태블릿에서만 사용 가능하다고 말씀드립니다. 제가 답답해하지 않고 친절할 수 있는 이유는 다행스럽게도 저는 신청자가 `인지적 구두쇠`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984년 미국 프린스턴대 수잔 피스크 교수와 UCLA의 셸리 테일러 교수가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이론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사람은 생각하기를 싫어한다. 우리가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정보를 탐색하고, 수집하고, 추론하고, 결정하는 인지의 과정 즉, 생각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우리는 생각하기를 싫어한다는 겁니다. 구두쇠가 한 푼의 돈을 아끼듯이 사람은 ‘생각’을 아낍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아니, 사운드두들이 아이폰이나 노트북에서 설치 안 된다고 내가 메일도 보내고, 문자도 보냈는데 또는 카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왜 제대로 확인 안 하고, 무턱대고 나한테 안 된다고 연락하는 거야?`라고 짜증 내지 않습니다. 내가 보낸 내용을 인지적 구두쇠인 신청자가 꼼꼼히 다 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웬만하면 신청자들에게 메일과 문자, 또는 카톡 메시지를 보낸 뒤에 직접 전화를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신청자들이 너무 많아 일일이 전화하기가 힘들 때는 어쩔 수 없이 메일과 문자(또는 카톡 메시지)를 보내지만, 신청자들이 `인지적 구두쇠`이기에 분명히 안 된다고 나한테 연락 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우리는 일을 할 때 다양한 사람들을 접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이때 내가 똑쟁이처럼 일을 똑똑하게 하려면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은 `인지적 구두쇠`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것이 똑같은 일을 두 번 하지 않는 똑쟁이들의 업무 스킬입니다.업무 진행 상황을 상사에게 보고하거나 공유할 때 그냥 메일만 틱 보낸다든지, 카톡만 툭 남기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상사가 일이 왜 이렇게 진행된 거냐고, 너는 왜 보고를 제대로 안 하냐고 여러분을 질책할 수 있습니다. 이때 여러분이 `아니, 내가 메일로 계속 보고(공유)했는데 그때는 아무런 말도 안 하다가 왜 이제 와서 이래? 아... 짜증 나네.` 이렇게 생각하면 여러분만 손해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이 보낸 메일은 절대 상사가 꼼꼼히 보지 않습니다. 일일이 다 기억 못 합니다. 의사 결정권자(상사, 팀장 등)는 여러분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인지적 구두쇠일 수밖에 없습니다.따라서 똑쟁이처럼 일을 하려면 예를 들어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메일로 보냈으면, 메일 내용을 문자나 카톡으로도 보내서 기록으로 남깁니다. 문자보다는 카톡이나 사내 메신저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보낸 내용을 상대가 봤는지 확인이 가능하니까요. 기록으로 남긴 뒤에 현재 상황을 살피고, 웬만하면 대면으로 직접 중간 보고(공유)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어떤 문제나 리스크가 있을 때, 어떤 일을 완료했을 때는 반드시 대면 보고해야 합니다. 대면이 힘든 상황이면 전화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여러분이 함께 일하는 상사, 동료 등의 이해관계자들과 업무적으로 공통분모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같은 일을 두 번, 세 번 반복하는 비효율적인 일들이 줍니다. 스트레스도 덜 받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제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언제나 똑쟁이처럼 일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도 그러시겠죠? 그럼, 이제 이 업무 스킬을 장착합시다. `모든 사람은 인지적 구두쇠이다.` 알고 일하기!◎ 생각해 보기 1. 나는 어떨 때 인지적 구두쇠가 되는 것 같나요?2. 일상에서 또는 일을 할 때 상대가 인지적 구두쇠라는 걸 모르고 답답하거나 화가 났던 적이 있나요?3.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은 인지적 구두쇠라는 걸 알았으니 앞으로 똑똑하게 일하기 위해 이걸 어떻게 활용할 건가요?       글쓴이|이동석현 두들러 교육매니저(교육콘텐츠 기획자)전 에이드컨설팅 교육사업팀 과장 - 건국대 교육학 석사교육부 후원, 제18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강연 (2021, 서울 코엑스)강의 분야 : 자기경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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