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왼쪽 아래 어금니 쪽이 아팠습니다. 거울로 봤더니 어금니 옆 잇몸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자세히 보니까 사랑니가 부끄러운지 빼꼼하고 나와 있었습니다. 순간 고민했습니다. `치과를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전 치과를 무서워하거든요. 큰(?) 고민 끝에 치과를 가기로 했습니다. 월요일에 제가 정기적으로 검진받는 단골 치과에 갔습니다. 사랑니가 보여서 왔다고 하니 X-ray를 찍었습니다. 윙~ 소리가 나면서 뒤로 젖혀지는 의자(Unitchair: 치과 진료용 의자) 아시죠? 의자에 누워 있는데 어찌나 긴장되던지. 마침내 의사 선생님이 오셨고, 곧 저는 절망했습니다.   "환자분. 여기서는 이 사랑니 못 뽑아요. 위치가 안 좋아서 큰 치과 가셔서 뽑아야 해요. 사랑니 근처에 신경이 지나가고 있고요." "선생님... 꼭 뽑아야 할까요? 아프지도 않고, 그냥 지내면 될 거 같은데...""안 뽑으면 나중에 고생해요. 사랑니가 입 안쪽에 있으니까 칫솔이 닿기 힘들어요. 그러면 사랑니와 어금니 사이에 음식물이 껴서 충치가 생기기 쉬워요. 그때는 사랑니뿐만 아니라 어금니도 치료해야 해요. 운이 나빠서 충치가 어금니 뿌리까지 진행되면 임플란트 해야 해요. 그리고 이제 컨디션 안 좋을 때는 사랑니 쪽 잇몸이 부어서 아플 수 있어요."제가 대학원 다닐 때 오른쪽 아래 사랑니를 뽑고 고생을 했습니다. 마취 주사도 아팠고, 멀쩡한 생니를 뽑았기에 신경통이 심했고, 잇몸을 째고 뽑은 거라 실밥 제거하고도 한동안 밥을 제대로 못 먹었습니다.만약 여러분이 사랑니를 뽑고 고생한 경험이 있는 저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왼쪽 아래 사랑니를 다른 큰 치과에 가서 뽑으실 건가요? 아니면 아직 특별히 아픈 건 아니니까 나중에 조금 불편해지면 그때 어떻게 할지 생각하시겠습니까?제가 살면서 확실하게 깨달은 게 있습니다. 그게 뭐냐면 이것도 내가 원하는 대로 되고, 저것도 내가 원하는 대로 되는 건 거의 없다는 겁니다. 사랑니 뽑으면 지금 당장 아프고 고생스러우니까 사랑니를 안 뽑아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문제가 안 생기는 겁니다. 음식물도 안 끼고, 충치도 안 생기고, 잇몸도 안 붓고요. 그런데 그게 될까요? 안돼요!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될 가능성이 99.9%입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는 건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내 허무맹랑한 욕심이라는 겁니다.그렇기 때문에 내가 내 인생의 주인으로서 큰 흔들림 없이 단단하게 살아가려면 내 선택과 결정에 기꺼이 책임을 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선택과 결정뿐만 아니라 내가 하는 생각과 말, 행동 등으로 생기는 일들을 흔쾌히 받아들이고, 감수하는 굳건한 태도가 중요합니다.여러분 주위에 혹시 후회가 많은 사람, 자신을 계속 자책하는 사람, 불평과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 있나요? 제가 단언컨대 이런 사람들은 결코 자신의 인생에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헛된 욕심만 많고 스스로를 책임지기 싫어하기 때문입니다.내가 선택해서 다니는 회사가 다 좋을 수는 없겠죠. 다른 사람들도 다 알아주는 유명한 회사고, 회사가 안정적이고, 조직문화도 좋고, 연봉과 복지도 좋고, 내가 하고 싶은 업무를 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도 좋고, 집과 회사가 가까우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회사는 없습니다. 그 모든 걸 바라는 게 헛된 욕심입니다. 돈을 많이 받으면 그만큼 야근해야 할 수도 있고, 일은 나와 맞고 너무 재미있는데 회사가 멀어서 출근하는 데 2시간 걸릴 수도 있고, 부하직원은 괜찮은데 상사는 나와 성향이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게 세상 이치입니다. 이 회사를 누가 강요해서 다니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해서 다니는 거라면 감수해야 합니다.‘이 빌어먹을 회사는 왜 이렇게 야근이 많은 거야? 내가 여길 왜 다녀가지고 이 고생을 하는지 참...`하면서 백날 후회하고 불평해 봤자 내 손해죠. `아이고, 야근이 많아 힘들긴 하네. 그래도 이 정도 급여면 괜찮지 뭐.`하면서 감수하는 태도, 또는 `급여가 괜찮아도 야근이 너무 힘드네. 몸도 피곤하고... 돈 좀 덜 받더라고, 지금보다 일을 적게 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아봐야겠다.’ 이렇게 후회보다는 성찰로 나를 위해 더 나은 선택과 결정을 하는 게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단단한 태도입니다.저는 사랑니를 뽑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장 안 아프다고 미루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기는 것보다 그냥 2주 정도 고생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인천 부평에 몹시 큰 치과에 가서 X-ray와 CT를 찍고, 발치 예약을 했습니다. 역시나 마취 주사는 아팠고, 마취를 해도 사랑니 뽑을 때는 좀 아팠습니다. 마취가 풀리니 얼마나 아프던지. 진통제를 먹어도 신경통으로 고생했습니다. 잇몸을 째서 뽑았기 때문에 밥을 뜻대로 잘 못 먹었고, 조심히 양치를 해도 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뭐 어쩌겠습니까? 제가 선택한 건데 기꺼이 감수해야죠! 발치하고 일주일 뒤에 실밥을 뺐고, 일주일이 더 지나서야 제가 좋아하는 삼겹살을 양껏 먹을 수 있었습니다.저는 여러분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모릅니다. 다만 저는 여러분이 `까짓것 감수하지 뭐!` 이런 배짱을 가지고,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삶은 내가 기꺼이 책임진다는 태도로 후회를 줄이고, 불평불만하기보다는 성찰을 통해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노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이동석도 그렇게 살아가겠습니다.   ◎ 생각해 보기1. 지금 나는 내 인생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나요?2. 만약 주인으로 살고 있다면 나의 어떤 태도가 그걸 가능하게 하나요?3. 만약 주인으로 살지 못하고 있다면 나의 어떤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하나요?4. 내 인생의 진짜 주인이 되기 위해 앞으로 나는 어떤 태도를 가질 건가요?     글쓴이|이동석 현 두들러 교육매니저(교육콘텐츠 기획자) 전 에이드컨설팅 교육사업팀 과장 - 건국대 교육학 석사 교육부 후원, 제18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강연 (2021, 서울 코엑스) 강의 분야 : 자기경영,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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