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7대 포항시장에 취임한 이강덕 시장은 역대 어느 포항시장 보다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포항시의 대내외적인 상황이 과거와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 포항시는 새로운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Turning point)’에 놓여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이다. 여기서 ‘새로운 선택’이란 포항시가 계속해 성장 발전해 갈 수 있는 새로운 엔진, 즉 ‘신성장 동력’을 말한다. 지금의 엔진으로서는 포항시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 시장에 거는 포항시민들의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시민들은 이 시장이 전환점에 선 포항을 2000여 공무원과 함께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한데 모아 올바른 방향으로 활로를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이 시장 역시 취임사에서 지금의 포항시를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지금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 소감을 간단히 말한다면.▶영광스럽고도 막중한 자리를 맡겨 주신 시민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린다. 이병석·박명재 지역 국회의원님을 비롯한 전임 시장님, 그리고 지역의 지도자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포항이 다시 한 번 경북의 중심에서 나아가 환동해안 시대의 중심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절대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겠다. 좀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치밀한 계획과 전략으로 차근차근 일 해 나갈 생각이다. 오직 포항의 미래, 53만 시민의 미래만을 염두에 두고 끈기 있게 나아가겠다. -포항의 현 상황을 진단한다면. ▶과거 반농반어의 조그만 도시였던 포항은 포스코가 들어서면서 세계적인 철강도시가 되었다. 또 포스코가 마중물이 되어 포스텍, 산업과학기술연구원, 방사광가속기, 테크노파크 등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갖춘 첨단과학 도시로 거듭 태어났다.하지만 지금 포항 역시 세계적 불황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민들은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졌다고 한다. 청년들은 마음껏 일 할 자리가 없어 힘들어 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포항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그 이유는 포항이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제2의 성장 동력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서는.▶시민 모두가 새로운 미래를 위해, 과거의 습관을 과감히 버리고 변해야 한다. 포항의 잠재력을 흔들어 깨우고,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내야 한다. 새로운 포항시대를 열어갈 신성장 동력은 ‘협력과 융합, 서로간의 연계’를 통해서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포항의 자연환경과 시민의 잠재력, 세계수준의 첨단과학 인프라와 연구역량, 그리고 포스코의 기술력과 네트워크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면 포항은 대한민국의 미래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지닌 신성장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고 본다. -‘협력과 융합, 그리고 서로간의 연계’를 강조했는데.▶포항의 경제를 변화시킬 수 있는 키워드는 분명 ‘협력과 융합’이라고 생각한다. 벤처기업들이 포스텍, 포스코와 서로 협력하고 공유하면서, 연구 성과와 기술력, 경험을 서로 주고받는다면 분명 포항의 신성장 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강소기업이 될 것이다.또 포항의 해양자원이 포스텍, RIST, 방사광가속기,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과 교류 협력, 융합해야 한다. 앞으로 포항을 먹여 살릴 중요한 종목 중 하나가 바로 ‘환동해 해양과학 전진기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해양에너지산업, 해양바이오산업, 해양플랜트, 수중로봇 개발산업을 기반으로 한다.포항의 기업과 학교, 기관들이 지역의 첨단과학 연구개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되어야 한다. 한 예를 든다면 한동대 생명공학부와 농수산업 분야가 서로 협력해 포항의 미래 먹거리 산업을 창출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부품소재, 물류, IT, BT, 신재생에너지 등과 같은 신성장 동력을 통해 강소기업을 집중 키워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시급한 일자리창출과 지역경제 살리기도 중요한데.▶먼저 포스코를 비롯 철강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기업과 근로자의 고충이 무엇인지를 세심하게 살피겠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근로자, 시민과 기업들이 서로 협력하고 상생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한편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행정적인 지원을 강화하겠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철강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 강소기업 육성에 매진하는 것이다. 지금 국내외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도 과거와 많이 다르다. 당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포항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 것이지, 아니면 광양인지, 또는 당진인지 등을 따지고 있다. 앞으로 포스코와 머리를 맞대고 포항에 더 많이 투자해서 일자리를 많이 늘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포스코를 비롯한 포항철강공단 업체들이 마음 편하게, 장기적으로 투자하도록 기반을 닦아줘야 한다. -문화재단 설립을 공약했는데.▶문화예술부문에 있어서도 ‘협력과 융합, 네트워킹’이 중요하다. 포항이 지닌 문화적 특성들이 예술과 결합해 새로운 장르를 만들고, 나아가 문화상품으로 승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강도시 이미지를 ‘산업과 예술’이라는 융합을 통해 ‘스틸아트’라는 새로운 예술축제로 만든 좋은 사례다.특히 문화재단 설립은 타 시·군의 성공적인 운영 사례 등을 철저한 벤치마킹한 후 추진하겠다. 일부 문화예술인들만 참여하는 문화재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포항만의 특색이 묻어나는 것, 전 시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문화예술이어야 한다. 문화재단은 이 같은 아이콘을 잘 기획, 실천할 수 있는 재단이 돼야 한다. 내년 KTX 개통과 2018년 동해남부·동해중부선 철도 건설이 완공되면 포항은 해양과 내륙이 마주치는, 즉 해양문화와 내륙문화가 만나게 된다. 이때 포항이 문화산업으로 성장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이때를 대비해야 한다. 문화예술 부문에서의 협력과 융합, 네트워킹으로 문화융성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여론도 없지 않다.▶수장의 리더십에는 크게 두 가지 스타일이 있다. 하나는 ‘자신이 앞장 설테니 공무원들은 나를 믿고 따라 오라’는 스타일과 ‘개인의 다양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수렴 한 후 최종 결정’을 내리는 스타일이다. 둘 다 장점이 있다. 위기 상황 발생 시는 다양한 의견 수렴보다는 ‘나를 따르라’는 스타일이 강점일 수 있다. 하지만 평상시 시정을 기획하고 집행할 때는 공무원들의 다양하고 창의적인 의견 수립이 중요하다. 경찰 고위직을 오랫동안 지내면서 어느 것이 효율적인 것인지 잘 지켜보았다. 일의 성격에 따라 그때그때 잘 대처함으로써 어느 것이 시민들을 위한 것이지 판단하겠다. 2000여 공직자들은 앞으로 ‘현장행정’ ‘협력행정’ ‘창의행정’의 마인드를 갖고 업무에 임해 주길 바란다. 공직자 스스로가 변화와 협력, 융합과 네트워킹을 생활화해야 포항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