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이라도 스스로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왜 이렇게 경쟁해야 하고 왜 이렇게 취직이 힘든지. 왜 이렇게 숨만 쉬고 살기도 버거운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글귀는 단순한 푸념이 아니었다. 자신을 `TK의 딸`이라 밝힌 A씨가 며칠 동안 퇴근 후 매일 같이 경북대학교 북문 앞에서 들고 있다는 피켓의 내용 일부다. A씨는 "사진엔 없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도 서너 명 더 있다"며 "오늘은 비가 거세게 내려서 읽는 사람이 적었지만 내일은 조금 더 많이 읽고 한 명이라도 더 사전 투표하러 갔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을 함께 전했다. 그의 게시물은 순식간에 높은 조회수와 추천을 기록하며 온라인 공간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A씨가 공개한 피켓 전문은 더욱더 직설적이고 호소력이 짙다. 그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답을 왜 이렇게 일찍부터 애써서 좇아야 하는지", "부모와 상사의 말을 그대로 믿기 이전에, SNS나 유튜브의 말로 울고 떠들기 이전에, 월급 받고 퇴근하고 불평하기 이전에, 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기 이전에 왜 힘들고 내가 사는 세상은 이따위로 생겨먹었는지 단 한번이라도 스스로 생각해 본 적 있는가"라며 치열한 자기 성찰을 촉구한다.
이어 "어차피 잘못 못 바꾼다고 주저앉아 있느니 스스로 묻고 스스로 생각해 반박을 친다. 스스로 생각하고 냉철하게 판단하라"며 변화를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강조한다. 특히 "길고 피고에서 넘어설 마지막 기회다. 희망 준 적 없다고 지역평형권 유효하다"는 대목에서는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감과 함께 새로운 선택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듯하다. 또한 "노동조합이 나빠 보인다면 진짜 장사 선택하라. 세금 잘 쓰면 당당하게 요구하고 쟁취하라. 우리가 이 나라 주인인 네 스스로 생각해 평하라"며 노동권과 납세자 주권에 대한 인식 개선도 촉구했다.
피켓의 마지막은 "TK의 형제·자매들아. 오는 6월 총선! 노예가 될지 주인이 될지 스스로 선택해라. 역사는 저항하는 사람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강력한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지역의 젊은 세대를 향해 다가오는 선거에서 주체적인 판단으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을 독려하는 것이다.
해당 게시물을 접한 누리꾼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댓글 창에는 "가슴을 울리는 명문이다", "글에서 진심이 느껴져 눈물이 핑 돈다", "TK에도 이런 생각을 하는 청년이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본다", "저런 용기를 가진 분들이 세상을 바꾼다", "묵직한 울림을 주는 글, 응원한다" 등 A씨의 용기와 소신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뤘다. 일부 누리꾼들은 TK 지역의 정치적 지형에 대한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A씨의 행동에 깊이 공감하기도 했다.
한 시민의 작은 피켓 시위가 던진 `스스로 생각하라`는 메시지는 단순한 구호를 넘어, 우리 사회, 특히 변화의 목소리가 절실한 지역 사회에 묵직한 질문과 함께 희망의 불씨를 던지고 있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이 어떤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TK의 딸들` 피켓 시위 전문>
단 한 번이라도 스스로 생각해 본 적 있는가왜 이렇게 경쟁해야하고 왜 이렇게 취직이 힘든지왜 이렇게 숨만 쉬고 살기도 버거운지`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삶을왜 이렇게 아둥바둥 애쓰면서 쫓아가야 하는지단 한 번이라도 스스로 생각해 본 적 있는가부모와 상사의 말을 그대로 믿기 이전에SNL과 밈을 보고 웃고 떠들기 이전에월급 빼고 다 오른다 불평하기 이전에일자리를 찾아 대구를 떠나기 이전에왜 하필 내가 사는 세상은 이따위로 생겨먹었는지단 한 번이라도 스스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어차피 못 바꾼다고 주저 앉아 있지 마라수레를 끄는 말과 소도 죽기 직전엔 발버둥 친다스스로 생각하고 냉철하게 판단해라갈라파고스에서 벗어날 마지막 기회다일할 곳이 없다면 지역균형발전 요구하라노동조건이 나쁘다면 노동자를 위한 정치 선택하라세금 잘 냈으면 당당하게 요구하고 쟁취해라누가 이 나라의 주인인지 네 스스로 생각하고 표명해라TK의 형제·자매들아, 오는 6월 3일!노예가 될지 주인이 될지 스스로 선택해라역사는 저항하는 사람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