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의미함우리는 이 세계에 존재해 있다는 것을 자명한 사실처럼 여기며 살아간다. 아니, 우리는 어느 사이에 자기에게 주어진 직분에 충실하며 살고 있으니, 이 세계에 존재해 있다는 사실 자체를 망각하며 살아가는 때가 더 많다고 해야 할지 모른다. 그러..
예술이라는 절대적인 자유코로나가 한창이던 2021년 2월 4일부터 5월 30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전관에서는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라는 뜻깊은 전시회가 개최되었다. 전시실 입구에 있는 벽면에 소개되었던 것처럼, 이 전시회는 일제 강점기에 관한 우리의 통념과 ..
저는 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 을사년 새봄에 파면될 수도 있고 생환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최후진술에 파면을 상정하진 않겠습니다. 그때는 국민 여러분께서 새 대통령을 선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저는 그동안 몇 번이나 밝혔던 계엄의 불가피성과 대..
사람이라는 오래된 꿈지극히 뻔한 말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세월을 거스를 수 없겠으나, 그렇다고 누구나 나이를 먹지는 않는다. 그건 제대로 나이를 먹기 위해서는 일종의 심리적인 장치가 요청되기 때문이리라. 그 하나의 일로 우리가 지금의 나이로 오기까지 과정을 돌이켜본다..
1. ‘청암’은 ‘박태준 선생’이다 2. 포스코청암재단의 뿌리는 제철장학회이다3. 박태준 선생이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을 맡다4. 최정우 회장 때 포스코청암재단은?5. 장인화 회장은 포스코청암재단 이사장도 맡을까?6. 정명(正名)과 정위(正位)도 실천할 때이다 ..
청춘의 통과의례, 안개지나간 청춘의 시절은 누구에게나 어렴풋하고도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기 마련이다. 그건 청춘의 자리마다 자신의 시야를 에워싸는 짙은 안개를 누구나 마주한 적 있기 때문이리라. 그때 우리는 원하는 모든 걸 쟁취할 것 같은 기세로 청춘의 문턱에 들어섰..
유채꽃, 청보리, 메밀꽃 등으로 전국적 명소가 된 포항 호미곶 경관농업단지에 화룡점정을 찍기 위해 포항시가 벤치마킹에 나섰다.지난 16~18일, 포항시는 호미곶경관영농조합법인 조합원, 포항테크노파크 연구원들과 함께 경관농업과 치유농업, 지역 농특산물을 활용한 제품과 수..
누군가의 입을 대신한다는 것좀처럼 녹록지 않은 세상살이를 헤쳐가다 보면 우리가 어김없이 마주하게 되는 평범한 진실이 있기 마련이다. 그중 하나가 세상 어느 곳이나 사람의 삶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나 혼자만 인간관계에 유난히 서툴고 지나친 감정 소모로 힘든 ..
타자의 이해를 위한 출발점사실 우리는 타자에 관해 잘 알고 있다며 착각하고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건 상대방이 가진 지극히 작은 부분임에도 마치 전부인 양 단정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우리는 기존에 통용되어오던 선험적인 잣대를 가지고 상대방의 ..
숨은 신과 비극적 인간어쩌면 신은 우리에게 세계의 비극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존재인지도 모른다. 물론 이는 종교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인식의 결과라기보다 지극히 실존적인 방식으로 접근한 인식의 결과이다. 우리 인간은 사실상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거의 우연한 사건처럼 ..
남은 자의 싸움 이야기2018년 12월 11일 새벽 3시 23분,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 있는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서 한 청년 노동자가 끼어 숨긴 채 발견되었다. 당시 24살이었던 이 청년 노동자는 바로 김용균으로, 한국서부발전의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의 비정..
슬픔이 생활이 된다는 것아이러니하게도 시는 우리 삶과 필요충분조건을 이루고 있다. 범박하게 말해 시는 어떠한 상실감의 급습으로 인해 찢어진 마음을 봉합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이 세계를 지탱하던 진실이 하루아침에 무너져내리고 살가운 사람들이 유령처럼 사라져버리는 현..
마음챙김의 시대우리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마음의 위기에 봉착한 시대에 살고 있다. 잠시 나와 멀리 떨어져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안다. 다른 이의 삶과 비교하면서 내 삶은 누추하고 팍팍하기만 하고, 생활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으며, 앞날은 불투명하기..
고독을 잃어버린 시간우리는 사실 홀로 있음을 견디지 못한다. 아니, 세상이 좀처럼 우리가 홀로 있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이곳저곳에서 나를 찾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바쁘고, 가깝든 멀든 여러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간다. 그리고 매스컴에서..
씨뿌린 사람, 백신애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목우(牧牛) 백기만(1902~1967)은 생전 《씨뿌린 사람들》(1959)이라는 귀중한 책을 펴낸 적 있다. “경북 작고 예술가 평전”이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이 책은 대구 경북 출신의 예술가 중 10명을 선정하여 이들의 ..
슬픔을 받아들이는 것내용적인 측면에서 보건대 예술은 유독 사랑과 이별에 집착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대중가요를 한 번 들여다보기만 해도 안다. 이른바 사랑 노래와 이별 노래가 대중가요의 거의 9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이에 대해 우리가 사랑 노..
미각에 관한 망각우리는 늘 먹고 있으나, 먹는 동안 어딘가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산다. 망각은 한 순간에 일어난 사건과 같은 것이라기보다 여러 단계에 걸쳐 분출된 재난에 가깝다. 일차적으로 우리에게 먹는다는 것은 어느 순간 익숙한 일이고, 습관적인 일이 되어버..
예술가의 재능과 예술가의 삶후천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예술가의 재능은 동시대의 현실과 불화한 산물이다. 예술 자체가 애초 기성의 현실에 새로운 호흡을 불어넣으려는 창조 행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예술가의 의식은 기존의 현실로부터 오는 타성을 거부하고 지금 여기와는 다른..
지난 27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경북통합 논의 무산'을 선언했다. 언론들은 핵심 쟁점 사항의 상당 부분에서 접점을 찾았지만 막판까지 청사와 시·군 권한 문제를 둘러싸고 평행선을 좁히지 못한 것이라 했다. 잇따라 대구시와 경북도의회는 감정적 성명을 주고받았으며, ..
증언의 층위와 증언의 주체외부의 끔찍한 폭력성에 노출된 인간은 자기 경험을 증언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그가 살아있는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명이기에 개인적으로 중요한 행위이다. 왜냐하면 그는 시시때때로 현재를 잠식하는 지옥과 같은 과거로부터 자신을 구출하려..